퇴근길 골목 어귀에서 달콤한 냄새가 났어요. 붕어빵 노점이 다시 문을 연 거였지요.
지난봄에 사라졌던 그 자리였어요.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니 돌아온 거였네요.
얼마 전 뉴스에서 붕어빵 노점이 예전보다 많이 줄었다는 얘기를 봤어요.
재료값이 오르고 자리 구하기도 어려워져서 그만두는 분들이 많다고요. 그래서 노점 위치를 알려주는 지도까지 생겼다는 얘기도 나왔지요. 저는 그 지도를 써본 적은 없지만, 골목 어귀의 이 노점이 다시 돌아온 게 괜히 반가웠어요.
천 원어치를 주문했어요.
아주머니가 봉투에 붕어빵을 담다가 꼬리가 조금 탄 걸 하나 빼셨지요. 이건 덤, 하며 따로 제 손에 쥐여주셨어요. 뜨거워서 손을 바꿔가며 들었네요. 꼬리가 바삭하니 오히려 더 맛있었어요.
해마다 같은 자리에 돌아오는 노점은, 계절이 무사히 돌아왔다고 알려주는 작은 표지다.
붕어빵을 들고 걸으며 어릴 때 생각이 났어요.
동생과 붕어빵을 머리부터 먹냐 꼬리부터 먹냐로 다퉜던 기억이요. 저는 꼬리부터, 동생은 머리부터였지요. 그 얘기를 동생한테 메시지로 보냈더니 아직도 머리부터 먹는다고 답이 왔어요.
노점 앞에는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어요.
교복 입은 학생들, 퇴근길 직장인, 손주 손을 잡은 할머니까지요. 다들 손을 비비며 기다렸지요. 아주머니는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춥죠? 하며 인사를 건네셨어요. 작은 노점 앞이 골목에서 제일 따뜻한 자리였네요.
집까지 걸어오는 동안 봉투가 따뜻했어요.
품에 안고 걸으니 손난로 같았지요. 집에 와서 창가에 앉아 남은 붕어빵을 먹었어요. 창밖은 쌀쌀했지만 입안은 달았네요.
해마다 같은 자리에 돌아오는 노점이 있다는 게 고맙더라고요.
오늘 퇴근길엔 따뜻한 봉투 하나 들고 걸어봐도 좋겠는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