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체육센터 수영장에 등록했어요. 어릴 때 몇 달 배운 뒤로 처음이었지요.
첫 수업 날, 물에 들어가니 생각보다 차가웠어요. 강사님이 먼저 물에 뜨는 것부터 해보자고 하셨네요.
강사님이 말씀하셨어요.
힘을 빼야 떠요. 그런데 그게 제일 어려웠지요. 힘을 빼려고 하면 할수록 몸에 힘이 들어갔어요. 어깨가 굳고 다리가 뻣뻣해졌고요. 그러다 보니 자꾸 가라앉았네요. 물을 몇 번이나 먹었어요.
몇 번 실패하고 나니 지쳤어요.
그냥 포기하고 물 위에 누워 천장만 보고 있었지요. 그런데 그 순간 몸이 둥실 떴어요. 애쓰지 않으니까 오히려 뜬 거예요. 강사님이 그거예요, 하고 웃으셨네요.
힘을 빼야 뜨는 건, 물속에서만이 아니라 하루를 사는 일에서도 마찬가지다.
어른이 되어 뭔가를 처음부터 배우는 건 쑥스러워요.
옆 레인에서는 할머니들이 자유형으로 시원하게 오가셨지요. 저는 킥판을 붙잡고 물장구를 쳤고요. 조금 창피했어요. 그래도 다들 처음엔 그랬다며 할머니 한 분이 웃어주셨어요. 그 웃음에 마음이 놓였네요.
물에 떠 있는 동안 귀가 물에 잠겼어요.
바깥 소리가 다 멀어지고 제 숨소리만 들렸지요. 그게 이상하게 편안했어요. 비 오는 날 창가에 앉아 있을 때와 비슷한 고요였어요. 물속에도 그런 자리가 있었군요.
수업이 끝나고 탈의실에서 머리를 말렸어요.
몸이 노곤하게 풀려 있었지요. 거울 속 제 얼굴이 평소보다 붉고 편안해 보였어요. 집에 가는 길에 바람이 차가웠는데도 몸 안쪽은 따뜻하더라고요. 다음 수업이 벌써 기다려졌어요.
쇼펜하우어는 무언가를 너무 바라고 애쓸수록 괴로움이 커진다고 했대요.
물에 뜨는 것도 그랬어요. 뜨려고 애쓸 땐 가라앉고, 내려놓으니 떴지요. 하루를 사는 일도 조금은 그런 것 같아요.
힘을 빼야 뜨는 건 물속에서만이 아니겠지요.
오늘은 애쓰는 걸 조금 내려놓고 천장을 보듯 하루를 바라봐도 괜찮은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