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 아주머니한테서 들었습니다. 위층 어르신이 매일 첫차를 타신다고요.
아들네 손주를 봐주러 가시는 거라고 하셨어요. 저는 그 얘기를 밤에 좀 오래 생각했네요.
듣고 나서 보니 짚이는 게 있더라고요.
이른 아침에 마주친 적이 몇 번 있는데 늘 같은 색 보온병을 들고 계셨습니다. 그때는 아무 생각 없이 인사만 했어요. 매일이었다는 건 몰랐습니다.
반복되는 하루는 밖에서 보면 하나의 장면처럼 보인다. 안에서는 매번 새로 시작해야 하는데.
그 얘기를 들으면 보통 힘드시겠다고 하지요.
그런데 저는 그 말이 잘 안 나오더라고요. 그분이 힘들다고 하신 적이 없고, 밖에서 제가 무겁다고 정해드리는 것도 아닌 것 같아서요. 좋아서 하시는 부분도 분명히 있을 겁니다.
다만 좋아서 한다고 안 무거운 건 아니겠지요.
두 가지가 같이 있을 수 있는걸요. 손주를 보는 게 좋으면서 첫차를 타는 건 고된 겁니다. 밖에서는 둘 중 하나로만 말하기 쉽습니다.
이런 얘기가 나오면 자식들 얘기가 따라 나오기도 하더라고요.
그런데 그쪽도 사정이 있겠지요. 맡길 데가 마땅치 않은 게 그 집만의 일도 아니고요. 한쪽을 탓하면 얘기가 쉬워지는데 대개 그렇게 간단하지가 않습니다.
요즘은 아침에 마주치면 인사에 한마디를 붙여요.
오늘도 일찍 나가시네요, 정도로요. 힘드시겠다는 말 대신에요. 그러면 웃으시고 지나가십니다. 그 정도가 제가 할 수 있는 전부인 것 같습니다.
남의 하루를 밖에서 무겁다고도 가볍다고도 말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다만 매일이라는 건 알아두려고요. 알고 나면 아침에 마주칠 때 인사가 조금 달라지는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