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휴대폰 메시지 목록을 넘겨봤어요. 최근 한 달 동안 주고받은 사람을 세어봤지요.
가족을 빼고 다섯 명이었어요. 그중 둘은 회사 동료였고요. 연락처에는 수백 명이 있는데 말이에요.
학생 때는 친구가 많았어요.
매일 같이 밥 먹고, 주말마다 만나고요. 그런데 졸업하고, 취업하고, 이사하면서 하나둘 멀어졌지요. 누구와 싸운 것도 아닌데 자연스럽게 연락이 뜸해졌어요. 정신 차려보니 손에 꼽히는 몇 명만 남아 있었네요.
친구가 줄어드는 건 다들 바빠서인 것 같아요.
각자 일이 있고, 가족이 생기고, 사는 곳이 달라지지요. 만나려면 몇 주 전부터 날을 잡아야 하고요. 그러다 보면 날 잡기도 지쳐서 그냥 다음에 보자, 하고 넘기게 되더라고요.
친구는 다투어서 멀어지기보다, 다음에 보자는 말이 쌓여서 멀어진다.
다섯 명이라는 숫자를 보고 처음엔 쓸쓸했어요.
내가 사람을 잘 못 챙겨서 그런 걸까 싶었지요. 다른 사람들은 여전히 친구가 많아 보였고요. 그런데 친구에게 물어보니 자기도 비슷하대요. 다들 그렇게 줄어든 숫자를 안고 사는 거였어요.
그 다섯 명을 다시 봤어요.
다 오래된 사람들이었지요. 힘들 때 연락하면 바로 답해주는 사람들이요. 숫자는 줄었지만 남은 사람들은 진짜였어요. 그걸 깨닫고 나니 쓸쓸함이 조금 고마움으로 바뀌더라고요.
쇼펜하우어는 많은 사람과 어울리는 것보다 몇 사람과 깊이 지내는 게 낫다고 했대요.
혼자 있는 시간을 즐길 줄 아는 사람은 친구가 적어도 외롭지 않다고요. 그 말이 위로가 됐어요. 숫자보다 깊이가 중요한 거겠지요.
친구가 줄어드는 건 남은 사람이 더 소중해진다는 뜻이기도 해요.
오늘은 손에 꼽히는 그 몇 사람에게 안부 한 줄 보내봐도 좋겠는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