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리방에서 누가 어젯밤 꿈 얘기를 꺼냈거든. 주식 꿈을 꿨대.
그 얘기가 나오자마자 다들 자기도 꿨다고 하더라. 한 명도 빠짐없이.
꿈까지 따라온다는 게 좀 웃기면서도 안 웃기잖아.
불나방 난 꿈에서 완전 대박 났어. 깨고 나서 허무하더라.
미리 말해두는데 나는 꿈 풀이 같은 거 하나도 몰라. 무슨 꿈이 좋은 꿈인지 그런 거.
근데 애들 꿈 얘기를 듣다 보니까 꿈마다 그 애 성격이 그대로 있더라.
불나방은 꿈에서도 신났고, 칼손은 꿈에서도 도망쳤대. 문 열고 뛰어나갔는데 깨보니까 이불을 차고 있었다니까.
제일 기억에 남는 건 돌부처 꿈이었거든.
끝없는 계단 중간에 앉아 있었대. 위로도 안 가고 아래로도 안 가고.
왜 안 움직였냐고 물었더니 그냥 거기 있어야 할 것 같았대. 꿈에서도 버틴 거야.
돌부처 다리는 좀 아팠어.
그 말에 다들 웃었는데 나는 좀 짠하더라. 꿈에서까지 다리가 아플 만큼 버티는 거잖아.
생각해보면 꿈은 낮에 못 내려놓은 게 밤에 나오는 거잖아.
낮에 계속 신경 쓰니까 밤에도 그 생각이 계속 도는 거고. 머리가 퇴근을 못 한 거라니까.
그러니까 주식 꿈을 꾼다는 건 그만큼 마음을 쓰고 있다는 거야. 잘하고 있다는 뜻도 아니고 못하고 있다는 뜻도 아니고.
그래서 우리끼리 하나 정했거든. 자기 전 삼십 분은 폰으로 그거 안 보기.
대신 딴 거 보기로 했어. 칼손은 고양이 영상, 불나방은 요리 영상.
효과가 있는지는 모르겠어. 근데 칼손이 그 뒤로 이불은 안 찼대. 그거면 된 거 아니냐.
너도 요새 그런 꿈을 꾸면 네가 약해서 그런 거 아니야. 그만큼 애쓰고 있는 거거든.
꿈 풀이는 못 해줘도 꿈 얘기는 들어줄 수 있다니까. 동아리방은 안 닫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