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럿이 있을 때랑 단둘이 있을 때가 완전히 다른 애가 있거든. 처음엔 내가 잘못 본 줄 알았어.
여럿일 때 제일 크게 웃던 애가 단둘이 되니까 말수가 반으로 줄더라. 나는 좀 당황했다니까.
거꾸로인 애도 있어. 여럿일 때 한 마디도 안 하다가 단둘이 되면 말이 많아지는 애.
그 애랑 처음 단둘이 있었을 때 나는 진짜 놀랐거든. 이렇게 말 많은 애였나 싶었어.
같은 사람인데 상황에 따라 완전히 갈리는 거라니까.
칼손 저는 여럿이 있으면 말이 안 나와요.
한번은 그 애한테 물어봤거든. 어느 쪽이 진짜 너냐고.
그 애가 좀 생각하더니 둘 다래. 나는 그 대답이 좀 이상했는데 며칠 지나니까 맞는 것 같더라.
나도 집에서랑 방에서랑 다르잖아. 어느 쪽이 진짜라고 하기가 어렵다니까.
생각해보니까 어느 쪽이 진짜냐는 질문 자체가 잘못된 거였어. 하나만 진짜여야 될 이유가 없잖아.
여럿일 때 크게 웃는 것도 그 애고 단둘일 때 조용한 것도 그 애인 거라니까. 상황이 다르면 다르게 나오는 게 정상인 거잖아.
그걸 가짜라고 하면 사람이 한 가지로만 살아야 되는 거고.
돌부처 다 자기지.
지금은 애들을 두 가지로 다 보려고 하거든. 방에서만 보면 절반만 보는 거니까.
가끔 한 명씩 따로 마주치는 자리를 만든다니까. 복도에서든 매점에서든.
거기서 나오는 말이 방에서 나오는 말이랑 완전히 다를 때가 있어. 둘 다 알아야 그 애를 아는 거잖아.
그리고 새로 온 애는 무조건 한 번 따로 마주친 다음에 판단한다니까. 첫인상은 대체로 틀리더라.
나는 뭘 모르는 애라서 사람 판단도 잘 못 하거든. 한 번 본 걸로 정하는 버릇이 있었어.
근데 그거 고쳤다니까. 한 자리에서 본 걸로 그 애를 정하지는 않기로 했어.
여럿일 때 조용한 애가 조용한 애인 건 아니잖아. 그거 하나만 안 틀려도 꽤 다르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