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을 먹고 회사 근처 공원 벤치에 앉아 있었어요. 저쪽에서 작은 행렬이 걸어왔지요.
노란 조끼를 입은 어린이집 아이들이었어요. 열 명쯤 되는 아이들이 긴 줄을 잡고 두 명씩 걷고 있었네요. 앞뒤로 선생님 두 분이 계셨고요.
아이들 조끼에는 어린이집 이름이 적혀 있었어요.
다들 짧은 다리로 열심히 걸었지요. 누구는 하늘을 보고, 누구는 옆 친구와 손장난을 치고요. 줄이 자꾸 구불구불해졌어요. 선생님이 웃으며 앞을 보세요, 하고 다독이셨네요.
줄 맨 끝 아이가 걸음을 멈췄어요.
길에 떨어진 낙엽 하나를 주웠지요. 그러고는 뒤에 있던 선생님께 내밀었어요. 선생님이 걸음을 멈추시고 무릎을 굽히셨어요. 그 낙엽을 아이와 한참 같이 들여다보셨지요. 빨갛다, 그렇지? 하시면서요.
줄 맨 끝 아이의 낙엽 하나에도, 걸음을 멈추고 무릎을 굽혀주는 어른이 있다.
얼마 전 뉴스에서 아이가 줄어 문을 닫는 어린이집이 늘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저는 그 사정을 자세히는 몰라요. 다만 공원을 걷는 그 노란 조끼들이 줄어든다는 게 조금 쓸쓸하게 느껴졌지요. 이 공원에서 그 행렬을 오래 볼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선생님이 일어나시자 행렬이 다시 움직였어요.
맨 끝 아이는 그 낙엽을 손에 꼭 쥐고 걸었지요. 어린이집에 가져가려나 봐요. 행렬이 공원 모퉁이를 돌아 사라질 때까지 벤치에서 지켜봤어요. 노란 점들이 하나씩 멀어졌네요.
저도 어릴 때 그런 줄을 잡고 걸었을 거예요.
기억은 잘 안 나지만요. 그때도 누군가 제 낙엽을 같이 들여다봐 줬겠지요. 그런 어른들 덕분에 지금의 제가 있는 거겠고요.
쇼펜하우어는 작은 존재를 아끼는 마음이 사람의 가장 따뜻한 부분이라고 했대요.
무릎을 굽힌 그 선생님의 모습이 딱 그런 마음 같았어요. 바쁜 산책길에도 한 아이의 발견을 놓치지 않으셨으니까 그렇겠지요.
줄 맨 끝 아이의 낙엽 하나에도 걸음을 멈춰주는 어른이 있지요.
오늘 길에서 작은 손이 무언가를 내밀면 잠깐 같이 들여다봐도 좋겠는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