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일이 있어서 하루 못 나간 날이 있거든. 부장 되고 처음이었어.
가는 내내 신경이 쓰이더라. 애들이 뭘 하고 있을지 계속 생각났다니까.
다음 날 가서 어땠냐고 물어봤거든. 나는 좀 엉망이었을 줄 알았어.
근데 잘 돌아갔대. 평소랑 똑같았다고 하더라.
솔직히 그 말 듣고 좀 서운했다니까. 이건 인정해야겠어.
불나방 누나 없으니까 더 시끄러웠는데요.
다 똑같았는데 하나가 달랐대. 문 옆자리에 아무도 안 앉았다는 거다.
그 자리는 내가 늘 앉는 자리도 아니거든. 늦게 오는 애들 앉으라고 비워두는 자리야.
근데 내가 없으니까 아무도 그 자리를 안 챙기더라는 거다. 그날 늦게 온 애가 서 있다가 갔대.
돌부처 그건 좀 티 났지.
처음엔 서운했는데 며칠 지나니까 생각이 바뀌더라. 내가 없어도 돌아가는 게 맞는 거잖아.
내가 없으면 안 돌아가는 방이면 그건 좋은 방이 아니라니까. 부장이 그만두는 순간 없어지는 거니까.
돌아가는 건 돌아가는 대로 두고, 안 되던 하나만 챙기면 되는 거다.
지금은 그 자리 챙기는 걸 다른 애한테 넘겼거든. 늦게 오는 애 자리 비워두는 거.
넘기고 나니까 그 애가 그걸 자기 일로 하더라. 내가 없는 날에도 그 자리가 비어 있다니까.
하나씩 넘기는 게 부장이 할 일인 거더라.
그날 이후로 내가 아니면 안 되는 게 뭐가 있는지 세봤거든. 생각보다 몇 개 없더라.
문 여는 거, 늦게 오는 애 자리 챙기는 거, 회비 미리 내주는 거. 딱 세 개였다니까.
세 개면 다 넘길 수 있는 거잖아. 그거 알고 나니까 오히려 좀 편해졌어.
나는 뭘 모르는 애라서 방을 굴리는 것도 잘 못하거든. 근데 그날 배운 건 확실해.
내가 없어도 돌아가면 그건 잘 되고 있는 거라니까. 서운한 건 그냥 내 몫으로 두면 되잖아.
돈은 몰라도 마음은 같이 봐줄 수 있다니까. 동아리방은 안 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