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리방에서 칼손이 폰을 보다가 갑자기 폰을 내려놓더라.
그리고 눈을 감고 손가락을 하나씩 접었어. 하나, 둘, 셋, 넷.
다 접더니 손을 한 번 털었어. 그리고 다시 하나씩 접었어.
뭐 하는 건지 몰라서 그냥 지켜봤어.
다 끝나고 칼손한테 물어봤어. 아까 뭐 했냐고.
숨 세고 있었대. 넷까지 세면서 들이쉬고, 넷까지 세면서 내쉬고.
손가락 접는 건 숫자 안 까먹으려고 그러는 거래. 손을 터는 건 한 번 끝났다는 표시래.
불안할 때마다 이걸 한대.
칼손 이거 하면 좀 가라앉아.
어디서 배웠냐고 물었더니 동생이 알려줬대. 동생이 발표 무서울 때 선생님한테 배웠대.
처음엔 별로 안 믿었대. 숨 세는 게 무슨 효과가 있냐고.
근데 해보니까 좀 나았대. 숨 세는 동안은 딴 걸 못 세니까.
칼손 말이 좀 와닿았어. 숨 세는 동안은 딴 걸 못 센다는 거.
우리 방 애들 다 뭔가를 세잖아. 칼손은 물린 거 세고, 불나방은 확인 횟수 세고.
근데 숨을 세면 그 숫자들이 잠깐 멈추는 거야. 머릿속에 숨 숫자만 있으니까.
그러니까 숨 세기는 다른 숫자들을 잠깐 내려놓는 방법이었던 거라니까.
불나방 나도 해볼래. 근데 넷까지 세다가 딴생각할 것 같아.
그날 다 같이 해봤어. 소파에 나란히 앉아서.
넷 세면서 들이쉬고, 넷 세면서 내쉬고. 손가락 접으면서.
불나방은 진짜 셋에서 딴생각해서 처음부터 다시 했어. 다들 웃었어.
돌부처는 엄청 잘했어. 원래 숨이 느린 애라서.
돌부처 이건 쉽다.
너도 불안할 때 머릿속이 숫자로 가득하면 숨 하나만 세봐. 넷까지만.
손가락 접으면서 하면 덜 까먹어. 동아리방에선 요새 다 같이 숨 센다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