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생신이 다가오는데 뭘 해드릴지 고민했거든.
선물은 돈이 없고, 편지는 매년 쓰고. 그래서 미역국을 끓여드리기로 했어.
한 번도 끓여본 적 없어. 동아리방에서 애들한테 물어봤어.
불나방 미역 불리고 참기름에 볶으면 돼. 쉬워.
다들 한 마디씩 했어. 불나방은 참기름, 칼손은 국간장, 후배는 소고기.
돌부처는 할머니한테 배운 걸 알려줬어. 미역은 오래 끓일수록 맛있대.
나는 다 적어 왔어. 연습장에 빼곡하게.
생신 날 새벽에 일찍 일어났어. 엄마 깨기 전에.
미역 불리고, 참기름에 볶고, 물 붓고. 레시피대로 했어.
근데 간을 어떻게 맞추는지 몰라서 국간장을 좀 많이 넣었어. 맛을 봤는데 너무 짰어.
물을 더 넣었는데도 짰어. 시간이 없어서 그냥 냈어.
엄마가 일어나셔서 식탁을 보시고 놀라셨어. 미역국이 있으니까.
내가 끓였다고 했더니 엄마가 한참 아무 말 못 하셨어.
그리고 한 숟가락 드셨어. 표정이 살짝 변했어. 짜서.
근데 아무 말 안 하셨어. 그냥 계속 드셨어.
엄마가 미역국 드시면서 물을 세 번 따라 드셨어.
근데 한 번도 짜다고 안 하셨어. 맛있다고만 하셨어.
그리고 한 그릇을 다 비우셨어. 국물까지.
나는 짠 거 아는데. 엄마도 아시는데. 엄마가 다 드신 거야.
칼손 엄마는 다 아시면서 드신 거네.
다음 날 동아리방에서 그 얘기를 했어. 짜게 끓였는데 엄마가 다 드셨다고.
다들 웃었는데 좀 뭉클해했어. 칼손은 자기도 엄마한테 뭐 해드려야겠대.
돌부처가 그러더라. 짠 건 다음에 고치면 된대. 할머니도 처음엔 짰을 거래.
돌부처 처음은 다 짜.
너도 부모님한테 뭘 해드리고 싶으면 서툴러도 해봐. 짜도 괜찮아.
마음이 들어가면 다 비워진다니까. 다음 생신엔 국간장 반만 넣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