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사 동기와 저녁을 먹다가 그 친구가 웃으며 말했어요. 처음엔 저한테 말 걸기 무서웠대요.
이유를 물었더니 첫 주 내내 제가 창가 자리에서 혼자 이어폰을 끼고 점심을 먹어서였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그냥 낯을 가렸던 건데요.
이런 얘기를 처음 들은 건 아니에요.
학교 다닐 때도, 다른 회사에서도 들었지요. 처음엔 다가가기 어려웠는데 알고 보니 아니더라, 하는 말이요. 좋은 뜻으로 하는 말인 건 알아요. 그런데 들을 때마다 조금 쓸쓸해지네요.
저는 처음 보는 사람 앞에서 말이 줄어요.
뭘 말해야 할지 몰라서 조용히 있는 거지요. 그런데 그게 밖에서 보면 무심하거나 차가워 보이나 봐요. 속으로는 긴장해서 손에 땀이 나는데 말이에요. 안과 밖이 이렇게 다르게 보일 줄은 몰랐군요.
낯가림은 안에서는 떨림인데, 밖에서는 차가움으로 보인다.
한때는 첫인상을 바꿔보려고 애썼어요.
일부러 먼저 웃고, 먼저 말을 걸고요. 그런데 그게 너무 지치더라고요. 제가 아닌 사람을 연기하는 것 같았지요. 며칠 만에 원래대로 돌아갔네요.
쇼펜하우어는 남의 눈에 비친 나는 내가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고 했대요.
첫인상도 그런 것 같아요. 제가 아무리 애써도 처음 보는 사람이 저를 어떻게 볼지는 그 사람 몫이지요. 그걸 내려놓으니 조금 편해졌어요.
그래도 다행인 건 결국 가까워진 사람들이 있다는 거예요.
그 동기도 무서웠다면서 결국 제 옆자리로 와서 점심을 같이 먹기 시작했지요. 이어폰을 빼고 얘기해보니 말이 잘 통했다고 하더라고요. 문 앞에서 돌아가지 않고 안으로 들어와 준 사람이었네요.
첫인상이 차갑다는 말을 들으면 마음이 조금 내려앉지요.
그래도 첫인상은 문 앞에 잠깐 선 모습일 뿐이에요. 안에 들어와 본 사람이 진짜를 알아주니까, 그 말에 너무 오래 머물지 않으셔도 괜찮은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