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에 걸려서 이틀 동안 학교를 못 갔거든. 부장 되고 처음 빠진 거야.
누워 있으면서 계속 동아리방 생각만 났어. 문은 누가 열지, 애들은 괜찮을지.
단톡방을 보니까 다들 조용했어. 걱정됐어.
사흘째에 학교에 갔어. 동아리방 문을 열었는데 이미 열려 있었어.
창문이 한 뼘 열려 있고, 책상 가운데 과자 봉지가 하나 있었어. 내가 매일 하던 거.
그리고 돌부처가 소파에 앉아 있었어.
돌부처 왔냐.
애들한테 물어봤어. 내가 없는 동안 어땠냐고.
불나방이 말해줬어. 돌부처가 이틀 동안 매일 아침 제일 먼저 왔대.
문 열고, 창문 한 뼘 열고, 과자 봉지 놓고. 부장이 하던 걸 그대로 했대.
그리고 칼손은 저녁에 마지막까지 남아서 의자 정리하고 하나 빼뒀대. 내가 하던 것처럼.
후배는 화이트보드에 매일 "부장 빨리 나아요"라고 적었대.
그 얘기 듣고 좀 울컥했어. 다들 내가 뭘 하는지 다 보고 있었던 거야.
나는 별거 안 한다고 생각했거든. 문 열고, 앉아 있고, 불 끄고.
근데 애들은 그게 뭔지 알고 있었어. 그리고 내가 없으니까 그걸 나눠서 해준 거야.
칼손 부장이 하던 거 해보니까 생각보다 힘들더라.
생각해보면 나는 이 방을 혼자 지킨다고 생각했었나 봐.
근데 아니었어. 다들 같이 지키고 있었어. 내가 앞에 있어서 안 보였던 거지.
내가 없어도 방이 돌아간다는 게 좀 서운할 줄 알았는데 아니었어. 오히려 안심이 됐어. 혼자가 아니었구나.
불나방 근데 부장 있는 게 더 좋아.
너도 네가 없을 때 누가 네 몫을 대신 해줬으면 그건 그 사람이 너를 보고 있었다는 거야.
고맙다고 꼭 말해. 나는 그날 돌부처한테 과자 하나 사줬어. 돌부처가 "응" 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