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리방 창가에 작은 선인장이 하나 있거든. 손바닥만 한 화분.
돌부처가 가져온 거래. 언제 가져왔는지는 아무도 몰라. 어느 날 보니까 있었어.
화분 옆에 포스트잇이 하나 붙어 있어. 거기에 점이 찍혀 있더라. 작은 점 여러 개.
불나방 이거 뭐야? 암호야?
돌부처한테 물어봤더니 물 준 날 찍는 점이래.
선인장은 물을 자주 주면 안 된대. 한 달에 한 번 정도. 그래서 날짜를 정해두고 그날만 준대.
그 외에는 안 건드린대. 들여다보지도 않는대. 들여다보면 물 주고 싶어지니까.
그 말 듣고 좀 웃겼는데 동시에 좀 찔렸어.
들여다보면 물 주고 싶어진다는 말이 계속 머리에 남더라.
우리 방 애들이 계좌를 보는 거랑 똑같잖아. 자꾸 들여다보면 뭔가 하고 싶어지는 거.
선인장은 가만히 두면 잘 자라는데 자꾸 물을 주면 오히려 뿌리가 상한대. 너무 아끼면 망치는 거야.
그러니까 돌부처는 선인장한테 배운 걸 계좌한테도 하고 있었던 거라니까.
칼손 나는 선인장 키우면 다 죽일 것 같아.
칼손은 선인장 못 키울 것 같대. 매일 물 주고 싶어서.
그 말에 다들 웃었는데 칼손은 진지했어. 가만히 두는 게 제일 어렵대.
돌부처가 칼손한테 한 마디 했어.
돌부처 점 찍는 날만 봐.
정해진 날만 보면 된대. 그 외엔 잊어버리래.
웃긴 일이 있었어. 얼마 전에 그 선인장이 꽃을 피웠거든. 작은 분홍 꽃.
다들 난리 났어. 선인장도 꽃이 피냐고. 불나방은 사진을 열 장 찍었어.
돌부처는 별말 안 했어. 근데 그날 포스트잇에 점 말고 작은 동그라미를 하나 그렸더라.
그거 보고 알았지. 가만히 기다린 게 꽃이 된 거구나.
너도 뭔가를 자꾸 들여다보게 되면 점 찍는 날을 정해봐. 그날만 보는 거야.
가만히 두는 것도 키우는 방법이라니까. 동아리방 선인장은 그렇게 꽃이 피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