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뉴스에서 오늘은 공기가 맑고 하늘이 깨끗할 거라는 예보가 나왔어요. 미세먼지도 좋음이라고요.
정말 그랬어요. 퇴근길에 올려다본 하늘이 유난히 파랬지요. 구름 몇 조각이 천천히 흘러가고 있었네요.
횡단보도 앞에서 신호를 기다리는데 재미있는 장면을 봤어요.
같이 서 있던 사람 여섯 명 중 네 명이 휴대폰을 하늘로 들고 있었지요. 다들 같은 하늘을 찍고 있었어요. 서로 모르는 사이인데 같은 걸 보고 있었던 거예요.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났네요.
옆에 있던 군밤 노점 아저씨가 그걸 보시더니 웃으셨어요.
오늘 하늘 장사 잘되네, 하시면서요. 다들 그 말에 같이 웃었지요. 낯선 사람들 사이에 잠깐 작은 웃음이 오갔어요. 신호가 바뀌고 다들 흩어졌지만 그 웃음이 조금 남아 있었네요.
같은 하늘을 올려다보는 순간, 모르는 사람들도 잠깐 같은 편이 된다.
저는 흐린 날을 좋아하는 사람이에요.
비 오는 창가가 제 자리지요. 그런데 이렇게 맑은 날을 보면 또 반갑더라고요. 흐린 날이 많았기에 맑은 날이 더 귀하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늘 맑았다면 아무도 하늘 사진을 찍지 않았겠지요.
쇼펜하우어는 아름다운 걸 그냥 바라볼 때 잠깐 마음이 쉰다고 했대요.
퇴근길 사람들이 하늘을 올려다보던 그 순간이 그랬을 것 같아요. 다들 하루 종일 지쳐 있었을 텐데, 하늘을 보는 그 몇 초만큼은 일 생각을 잊었겠지요.
저도 한 장 찍어서 엄마한테 보냈어요.
엄마가 거기도 하늘 예쁘구나, 하며 엄마 쪽 하늘 사진을 보내주셨지요. 다른 동네인데 비슷한 파란색이었어요. 같은 하늘 아래 있다는 게 새삼 느껴졌네요.
맑은 하늘은 흐린 날이 많았기에 더 귀한 거겠지요.
오늘 하늘이 맑다면 고개 한 번 들어 같이 봐도 좋겠는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