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동아리방으로 옮기고 나서 매일 마주치는 분이 생겼거든. 복도 청소하시는 아주머니.
삼 층 복도를 매일 오후에 닦으셔. 우리가 동아리방 가는 시간이랑 딱 겹쳐.
처음엔 그냥 지나쳤어. 근데 몇 번 마주치니까 인사를 하게 됐어.
불나방 안녕하세요! 오늘도 반짝반짝하네요.
불나방이 제일 먼저 인사했어. 아주머니가 웃으셨어.
한번은 계단으로 올라가는데 아주머니가 계단참에 앉아 계셨어. 쉬는 시간이셨나 봐.
폰을 보고 계셨는데 화면이 보였어. 빨간 거 파란 거.
우리 발소리가 들리니까 아주머니가 폰을 앞치마 주머니에 넣으시더라. 그리고 대걸레를 다시 드셨어.
쉬시던 중이었는데. 우리 때문에 일어나신 거야.
불나방이 그거 보고 그러더라. 아, 쉬세요. 저희 그냥 지나가요.
아주머니가 좀 놀라시더니 다시 앉으셨어. 그리고 웃으시면서 그러셨어. 학생들 주식 동아리라며.
복도 문에 붙은 우리 동아리 이름 보셨대.
칼손 들켰다.
아주머니가 그러셨어. 자기도 조금 하신대. 청소 일 하시면서 모은 거로.
근데 요새 쉬는 시간마다 보게 된대. 보면 일이 손에 안 잡히는데 안 보면 더 신경 쓰인대.
그 말이 우리 방 애들이 매일 하는 말이랑 똑같았어. 칼손이 고개를 끄덕였어.
아주머니가 우리 얼굴 보시더니 웃으셨어. 너희도 그렇구나, 하시면서.
그 뒤로 아주머니랑 계단에서 자주 만나. 우리가 계단으로 올라가는 날이면.
아주머니 쉬실 때 우리도 잠깐 앉아. 별 얘기 안 해. 날씨 얘기, 급식 얘기.
한번은 돌부처가 아주머니한테 과자를 하나 드렸어. 아무 말 없이. 아주머니가 받으시면서 그러셨어. 이 학생은 말이 없네.
돌부처 응.
새 건물이 낯설었는데 아주머니 덕분에 좀 익숙해졌어.
같은 걸 버티는 어른이 같은 복도에 계시다는 게 이상하게 위로가 되더라. 너도 학교에서 매일 마주치는 어른이 있으면 인사 한 번 해봐. 그분도 뭔가 버티고 계실 수 있다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