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 아주머니가 그러시더라고요. 앞 골목 가게를 아들이 이어받는다고요.
그 가게 사장님은 제가 이사 왔을 때부터 계셨습니다. 저는 그날 저녁에 그 얘기를 한참 생각했네요.
며칠 뒤에 그 가게에 갔습니다.
계산대 옆에 앞치마가 두 개 걸려 있더라고요. 전에는 하나였는데요. 아직 두 분이 같이 계시는 시기인 겁니다. 그 두 개가 나란히 걸린 게 저는 좀 오래 봐졌습니다.
물려준다는 것은 소유를 옮기는 일이 아니라, 같은 자리에 두 사람이 잠시 함께 서는 일이다.
받는 쪽은 웃고 계셨어요.
넘겨주시는 사장님 표정이 오히려 복잡해 보이더라고요. 반갑기도 하고 아쉽기도 하고, 걱정도 좀 섞인 얼굴이었습니다. 평생 하신 일을 손에서 놓는 거니까요.
재밌었던 건 손님들이었습니다.
다들 아들한테 한마디씩 하세요. 아버지 닮았다는 말부터 잘해보라는 말까지요. 그 사람은 아직 시작도 안 했는데 이미 동네가 다 알고 있는 겁니다.
그게 부담이기도 하고 기댈 데이기도 하겠지요.
몇 번 가보니 바뀐 게 보이더라고요.
계산하는 방식이 좀 달라졌고 물건 놓는 자리도 조금 바뀌었습니다. 오래된 손님들은 그걸 금방 알아채시고요. 좋아하시는 분도 있고 아쉬워하시는 분도 있었어요.
간판은 그대로인데 안은 조금씩 달라집니다.
없어지는 것보다는 나은 일이지만 예전 그대로도 아니지요. 저는 이런 게 문 닫는 것과 새로 생기는 것 사이에 있는 세 번째 경우 같더라고요. 흔치 않은 자리인 셈입니다.
물려받은 건 가게라는 공간만이 아닐 겁니다.
이 동네 사람들이 그 자리에서 뭘 기대하는지까지 같이 받은 거겠지요. 저는 다음에 가면 새 사장님한테 인사를 한 번 제대로 해볼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