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다니는 길인데도 내릴 데를 몇 번씩 봅니다. 화면을 껐다가 다시 켜서 같은 걸 확인했어요.
그날 세 번이었네요.
어디서 내리는지는 눈 감고도 압니다.
그런데도 봅니다. 확인이 필요한 게 아니라 확인했다는 감각이 필요한 거겠지요. 보고 나면 잠깐 안심이 되고, 몇 분 지나면 다시 흐릿해지고요.
확신은 오래가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는 이미 아는 것을 자꾸 다시 본다.
이 버릇에는 시작이 있었어요.
전에 딴생각을 하다가 한참 지나쳐서 내린 적이 있습니다. 늦었고 돌아오는 길이 길었고요. 그 하루가 그 뒤로 계속 남아 있는 겁니다.
한 번 겪은 실수는 오래 갑니다.
문제는 봐도 오래 안 간다는 거예요.
봤다는 사실 자체를 또 의심하게 됩니다. 방금 본 게 맞나 싶어지고요. 그래서 세 번이 되는 거지요. 횟수는 늘어나는데 안심은 안 늘어납니다.
그래서 방법을 좀 바꿨어요.
눈으로 확인하는 대신 소리로 받게 해뒀습니다. 알림이 울리면 그때 보면 되니까 그 전까지는 안 봐도 되고요. 확인할 일을 저한테서 떼어 놓은 셈이군요.
완전히 없어지지는 않았지만 세 번이 한 번으로 줄었습니다.
그리고 확인하고 싶어지면 창밖을 봅니다.
화면 대신 밖을 보면 지금 어디쯤인지가 저절로 보이더라고요. 같은 확인인데 마음이 덜 급합니다.
재밌는 건 옆 사람이 그러고 있으면 제가 그런다는 겁니다.
아까 봤잖아, 하고요. 저는 세 번씩 보면서 남한테는 한 번이면 됐다고 하네요. 자기 불안은 크게 보이고 남의 불안은 작아 보이는 모양입니다.
그 뒤로는 옆에서 누가 확인하고 있어도 아무 말 안 합니다.
확인하는 버릇을 겁이 많다고만 볼 일은 아닌 것 같아요.
한 번 어긋난 걸 오래 기억하는 쪽에 가깝겠지요. 그런 사람은 같은 실수를 두 번 잘 안 하는걸요. 오늘 아는 길을 몇 번 확인하셨다면, 그건 예전에 한 번 크게 놓쳐보셨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