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주식을 안 하거든. 계좌도 없어. 종목도 모르고.
그러니까 사실 걱정할 게 없어야 하잖아. 물릴 것도 없으니까.
근데 요새 이상해. 애들이 안 좋은 날이면 나도 잠을 설쳐.
애들이 동아리방에서 힘들어했던 날 밤이면 새벽에 깨.
그리고 폰을 열어. 계좌가 아니라 동아리 단톡방.
새 메시지 없나 확인해. 누가 밤에 힘들다고 쓴 거 없나.
없으면 안심하고 다시 자. 있으면 답장하고. 그게 요새 내 새벽이야.
동아리방에서 그 얘기를 했어. 좀 웃기지 않냐고. 나는 주식도 안 하는데.
다들 웃을 줄 알았는데 아무도 안 웃었어.
칼손이 그러더라. 부장 그거 우리 걱정이 옮은 거래. 같이 오래 있으면 옮는대.
칼손 미안. 우리가 옮겼나 봐.
칼손이 미안하다고 했는데 나는 미안할 일이 아니라고 했어.
생각해보면 걱정이 옮는 건 그만큼 가까이 있었다는 거잖아. 멀리 있으면 안 옮아.
옆에 앉아서 같이 버티다 보니까 그 무게가 나한테도 조금씩 온 거야. 그건 내가 애들 옆에 있었다는 증거라니까.
불나방 그럼 우리도 부장 걱정 옮아야 하는 거 아니냐.
불나방 말에 다들 웃었어. 근데 그다음 날 진짜 달라졌어.
애들이 나한테 물어보기 시작했어. 부장은 요새 괜찮냐고. 밥 먹었냐고.
맨날 내가 하던 말을 애들이 나한테 하는 거야. 좀 쑥스러웠어.
돌부처는 새벽에 단톡방에 메시지를 하나 남겼더라. "부장 자."
돌부처 자라고.
너도 친구 걱정 때문에 잠을 설치면 그건 네가 그만큼 가까이 있었다는 거야. 이상한 거 아니거든.
근데 너도 걱정받아도 돼. 동아리방에선 이제 애들이 부장한테도 밥 먹었냐고 물어본다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