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을 보고 와서 한 번에 다 들고 올라갔네요. 손가락 하나에 봉지가 세 개 걸려 있었어요.
문고리는 팔꿈치로 눌렀네요.
한 번 더 내려갔다 오면 되는 일인데요.
그게 그렇게 싫은걸요. 계단을 두 번 오르는 게 힘들어서가 아니라 같은 일을 두 번 한다는 게 싫은 쪽이지요. 한 번에 끝내는 게 이긴 것 같고요.
한 번에 끝내려는 마음은 효율이 아니라 조급함에서 온다.
그런데 결과를 보면 그렇지도 않아요.
들다가 하나 떨어뜨리고, 줍느라 다른 걸 놓고, 손가락이 아파서 중간에 내려놓고요. 두 번 갔으면 더 빨랐을 날이 여러 번입니다.
몇 분 지나면 손가락에 자국이 남더라고요.
그날 저녁에 그 자리가 얼얼하고요. 몇 분 아끼자고 그 값을 내는 셈이군요. 알면서도 다음번에 또 그렇게 들게 되네요.
두 번 나눠 들면 왠지 일을 못 끝낸 기분이 들어요.
절반만 올려두고 다시 내려가는 그 몇 초가 어중간합니다. 끝내지 못한 채로 다시 시작하는 거니까요. 그 어중간함이 손가락 아픈 것보다 싫은 거지요.
그래서 방법을 바꿨어요.
봉지를 손에 걸지 않고 가방에 담아요. 그러면 한 번에 들어도 손에 자국이 안 남고요. 마음을 고치는 것보다 도구를 바꾸는 게 빠른 건 여기서도 그렇습니다.
짐만 그런 게 아니더라고요.
할 일도 한 번에 몰아서 끝내려고 합니다. 나눠 하면 될 걸 하루에 다 하려다 저녁에 뻗고요. 두 번 하는 게 싫은 마음이 여기서도 똑같이 도는 셈이군요.
요즘은 절반만 해두고 남기는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남겨두면 다음 날이 좀 가볍고요.
한 번에 끝내려는 마음이 늘 빠른 길은 아니겠지요.
두 번 가도 되는 날이 있고요. 오늘 손에 다 걸고 올라가셨다면, 다음엔 하나쯤 두고 가셔도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