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아빠 차가 이상해서 정비소에 같이 갔거든. 처음 가보는 데였어.
사장님이 차를 보시더니 한 시간쯤 걸린대. 그래서 아빠랑 정비소 의자에 앉아서 기다렸어.
정비소 안에 작은 티비가 있었는데 뉴스가 나오고 있었어.
사장님이 차 밑에서 나오시더니 잠깐 쉬셨어.
기름 묻은 손을 작업복에 닦으셨어. 꼼꼼하게. 그러고 나서야 폰을 꺼내셨어.
화면을 보시더니 표정이 좀 굳으셨어. 그리고 다시 손을 작업복에 닦으셨어. 이미 닦은 손인데.
칼손 손 닦는 거, 그거 우리 방 애들이 폰 화면 닦는 거랑 같다.
아빠가 그걸 보시더니 사장님한테 말을 거셨어. 요새 다들 그렇죠, 하고.
사장님이 아빠를 보시더니 웃으셨어. 사장님도 하세요? 하고.
그때부터 두 분이 얘기를 시작하셨어. 처음 보는 사이인데.
두 분 얘기는 짧았어. 숫자 얘기는 하나도 안 하셨어.
요새 잠이 안 온다, 가족한테 말 못 한다, 그런 얘기.
그러다 두 분이 동시에 한숨을 쉬셨어. 후우, 하고.
그리고 서로 보시더니 웃으셨어. 이모네 부부가 소파에서 그러셨던 것처럼. 칼손이랑 돌부처가 처음 친해졌던 것처럼.
돌부처 한숨이 같으면 친구가 돼.
차가 다 고쳐졌어. 아빠가 계산하시면서 사장님한테 그러셨어. 다음에 또 오겠다고.
사장님이 그러셨어. 그때까지 잘 버티시라고. 아빠도 사장님도 잘 버티시라고 하셨어.
차 타고 오는 길에 아빠가 그러셨어. 저 사장님 좋은 분 같다고. 다음 정비도 저기서 해야겠다고.
나는 그날 좀 신기했어. 처음 보는 두 어른이 한숨 하나로 친해지는 거.
같은 걸 버티고 있으면 말이 많이 필요 없나 봐. 너도 누가 너랑 같은 한숨을 쉬면 한번 웃어봐. 거기서 뭔가 시작될 수도 있다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