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정한 일이 잘 안 됐네요. 그러고 며칠 지나서 그 사람이 했던 한마디를 다시 찾아 읽고 있더라고요.
탓할 거리를 찾고 있었던 겁니다.
그 사람은 지나가듯 한 말이었는걸요.
제가 물어봐서 대답해준 거고, 결정은 제가 했습니다. 그런데 안 되고 나니까 그 한마디가 커 보이는 거지요. 그 말만 아니었으면 싶어지고요.
결정은 혼자 하지만, 실패는 나눌 데를 찾는다.
왜 탓할 데를 찾나 보면 무게 때문입니다.
전부 제 몫이면 그걸 혼자 들어야 하니까요. 조금이라도 옆으로 넘기면 가벼워지는 것 같고요. 그래서 없는 빌미를 만들어내게 되는 셈이군요.
다행히 그 사람한테 말은 안 했네요.
말했으면 그 사람이 억울했을 테고 저는 나중에 더 부끄러웠을 겁니다. 며칠 지나니까 그 마음도 가라앉더라고요. 급할 때 말 안 하는 게 이럴 때 도움이 되네요.
정리해보면 순서가 이렇습니다.
제가 물었고, 그 사람이 답했고, 제가 정했어요. 그러니 그 사람이 한 건 답한 것뿐이고요. 답을 어떻게 쓸지는 제 몫이었던 겁니다.
다만 혼자 지는 게 무거운 것도 사실이겠지요.
그래서 저는 탓하는 대신 말할 데를 찾기로 했습니다. 잘 안 됐다고 말하는 것과 네 말 때문이라고 하는 건 다르니까요. 앞엣것은 나눠지고 뒤엣것은 사람을 잃습니다.
한 가지 확실한 게 있어요.
그 일이 잘됐으면 그 한마디는 기억도 안 났을 겁니다. 잘되면 다 제가 한 게 되고 안 되면 남이 보이는 거지요. 그 비대칭이 좀 민망하네요.
그걸 알고 나니 다음부터는 잘된 일에서도 누가 도왔는지를 한 번 세어보게 됩니다.
탓할 데를 찾는 건 그만큼 혼자 지기가 무겁다는 뜻인걸요.
그럴 때는 탓할 사람 말고 들어줄 사람을 찾으면 되고요. 오늘 누구 한마디가 자꾸 떠오르셨다면, 그 사람한테 다른 얘기로 연락해보셔도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