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생일 알림이 떴어요. 고등학교 때 친했던 친구지요.
대화창을 열어 생일 축하해, 라고 쓰려다가 위로 올려봤어요. 몇 년 동안 똑같았네요. 생일 축하해, 고마워. 그 두 줄만 해마다 반복돼 있었어요.
그 친구와는 한때 매일 붙어 다녔어요.
같이 등교하고, 같이 도시락 먹고, 밤마다 통화했지요. 그런데 대학이 갈리고 사는 곳이 달라지면서 연락이 뜸해졌어요. 누가 먼저 끊은 것도 아닌데 자연스럽게 그렇게 됐네요.
이제는 생일에만 연락해요.
알림이 뜨면 축하 메시지를 보내고, 고맙다는 답이 오지요. 그게 다예요. 처음엔 이게 무슨 사이인가 싶었어요. 형식적인 것 같기도 하고, 조금 쓸쓸하기도 했지요.
일 년에 한 번 오가는 축하 한 줄은, 아직 서로를 놓지 않았다는 작은 표시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그 친구도 제 생일을 꼭 챙겨요.
해마다 빠짐없이요. 알림 덕분이라 해도 그 알림을 끄지 않았다는 거잖아요. 둘 다 서로를 대화 목록에서 지우지 않고 있었던 거지요. 그게 생각보다 큰 의미 같았어요.
쇼펜하우어는 사람 사이에 맞는 거리가 저마다 다르다고 했대요.
그 친구와는 지금 이 거리가 맞는 건지도 몰라요. 매일 보던 시절과는 다르지만, 일 년에 한 번 서로를 떠올리는 거리요. 너무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거리겠지요.
이번엔 축하 메시지 뒤에 한 줄을 더 붙였어요.
요즘은 어떻게 지내? 보내고 나서 조금 떨렸지요. 한참 뒤 답장이 왔어요. 고마워, 나는 요즘 이사 준비 중이야, 너는? 몇 년 만에 두 줄이 넘는 대화가 시작됐네요.
일 년에 한 번이라도 서로를 기억하는 사이는 끊긴 사이가 아니겠지요.
이번엔 축하 한 줄 뒤에 안부 한 줄을 더 붙여봐도 좋겠는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