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뉴스 끝에 일기예보가 나왔어요. 낮에는 따뜻하지만 아침저녁으로 기온이 크게 떨어지니 옷차림에 신경 쓰라는 얘기였지요.
그 예보를 보고 얼마 안 돼 엄마한테서 전화가 왔어요. 전기장판을 꺼냈다고 하시더라고요.
엄마는 늘 계절을 먼저 챙기세요.
여름이 끝나기 무섭게 선풍기를 닦아 넣으시고, 가을 예보가 나오면 이불을 바꾸시지요. 그날도 예보를 보자마자 창고에서 전기장판을 꺼내셨대요. 아버지가 아직 이르다고 하셨는데 엄마는 아침에 발이 시렸다고 하셨다네요.
통화 끝에 엄마가 물으셨어요.
너 거 하나 더 있는데 보내줄까. 저는 괜찮다고, 아직 안 춥다고 했지요. 그런데 사실 그날 아침 저도 이불을 끌어당기며 깼거든요. 괜찮다고 해놓고 조금 웃음이 났어요.
계절이 바뀔 때 먼저 전화하는 사람은, 날씨가 아니라 너를 챙기는 것이다.
요즘 날씨가 그렇더라고요.
한낮엔 반팔을 입은 사람도 보이는데, 해가 지면 겉옷을 여미게 되지요. 하루 안에 두 계절이 있는 셈이에요. 출근할 때 뭘 입어야 할지 매일 아침 창밖을 한참 보게 되네요.
다음 날 회사에서 옆자리 동료가 카디건을 두 벌 가져왔어요.
하나는 자기 거, 하나는 사무실 의자에 걸어둘 거래요. 저녁에 에어컨 바람에 추워서 그런다고요. 다들 일교차에 맞춰 각자 뭔가를 하나씩 챙기고 있었군요.
그 주말에 저도 여름 이불을 넣고 두꺼운 이불을 꺼냈어요.
꺼내면서 엄마 생각이 났지요. 엄마는 벌써 전기장판 위에서 주무시고 계시겠구나 하고요. 이불을 펴고 누우니 몸이 그제야 가을을 받아들이는 것 같았어요.
일교차가 큰 날은 몸이 먼저 지치기 쉽지요.
그럴 때 먼저 전화해서 챙겨주는 사람이 있다는 게 참 고마운 일이더라고요. 저도 이번엔 엄마한테 먼저 전화해서 따뜻하게 주무시라고 해보려고요. 오늘 밤은 이불 한 겹 더 덮고 주무셔도 좋겠는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