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부처 생일을 동아리방에서 처음 챙겼거든. 불나방이 몰래 준비했어.
작은 케이크 하나에 초 하나. 돌부처가 문 열고 들어올 때 다 같이 노래를 불렀지.
근데 돌부처 반응이 좀 이상하더라.
불나방 생일 축하합니다!
노래 부르는 내내 돌부처가 초만 보고 있었어. 우리 얼굴은 하나도 안 보고.
웃지도 않고 울지도 않고. 그냥 초 끝에 불을 뚫어지게 보더라.
노래가 끝나자마자 바로 불었어. 소원 빌 틈도 없이. 그러고는 고맙다고 한 마디 하고 자리에 앉았어.
불나방이 좀 서운한 얼굴이었어. 준비 많이 했거든.
다들 간 다음에 돌부처한테 물어봤어. 싫었냐고.
아니래. 좋았대. 근데 어디를 봐야 할지 몰랐대.
다들 자기를 쳐다보는데 그게 너무 많았대. 그래서 초만 본 거래. 거기가 제일 안전해 보여서.
돌부처 눈이 너무 많았어.
그 말 듣고 좀 웃겼는데 이해가 되더라.
생각해보면 축하도 사람마다 맞는 크기가 있는 것 같아.
불나방 같은 애는 크게 해줘야 좋아해. 소리 지르고 박수 치고. 근데 돌부처는 그게 너무 큰 거야.
돌부처한테는 조용히 "생일이네" 한 마디가 딱 맞는 크기였을 거라니까.
우리가 준비한 건 불나방 크기였던 거지. 마음은 진짜였는데.
그래서 다음 날 다시 했어. 이번엔 조용하게.
돌부처 자리에 케이크 남은 거 한 조각이랑 포스트잇 하나 놓았어. "생일 축하. 노래 없음."
돌부처가 그걸 보고 처음으로 웃더라. 그 포스트잇은 필통에 넣어 갔대.
불나방도 그거 보고 좀 풀렸어. 크기만 바꾸면 되는 거였잖아.
칼손 나는 중간 크기로 해줘.
너도 생일에 주목받는 게 어색하면 그건 고마움이 없어서가 아니야. 크기가 안 맞는 것뿐이거든.
조용한 축하가 맞는 애도 있다니까. 동아리방 포스트잇은 늘 남아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