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저희 집에 와서 울었어요. 오래 만나던 사람과 헤어졌다고 했지요.
안아주고 싶었어요. 그런데 팔이 이상하게 어색했어요. 등을 토닥이려던 손이 허공에서 몇 초 멈췄다가 결국 어깨에 살짝 얹혔네요.
저는 원래 스킨십이 서툴러요.
가족끼리도 포옹을 잘 안 하는 집에서 자랐거든요. 고마울 때도, 반가울 때도 말로만 했지요. 그래서인지 누군가를 안아줘야 하는 순간이 오면 몸이 먼저 굳어요. 마음은 앞서가는데 팔이 따라오지 않는 거예요.
그런데 친구가 제 손 위에 자기 손을 포갰어요.
어깨에 어색하게 얹힌 그 손 위에요. 그리고 한참 그대로 울었지요. 제 손이 서툴렀는데도 친구는 그걸 알아들은 것 같았어요. 그 순간 조금 안심이 됐네요.
서툰 손이라도 내민 순간, 마음은 이미 건너가 있다.
그날 저는 별말을 하지 않았어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거든요. 위로할 말을 고르다 보면 다 가볍게 들릴 것 같았지요. 그래서 그냥 손을 얹고 옆에 앉아 있었어요. 휴지를 건네고, 따뜻한 차를 끓여줬고요.
쇼펜하우어는 남의 고통을 함께 느끼는 연민이 사람 사이의 벽을 허문다고 했대요.
그날 친구의 울음이 제게도 그대로 전해졌어요. 같이 마음이 아팠지요. 그 마음이 서툰 손으로라도 전해졌다면 그걸로 충분했던 것 같아요. 연민은 꼭 능숙해야 하는 게 아니었군요.
며칠 뒤 친구가 메시지를 보냈어요.
그날 옆에 있어 줘서 고마웠다고요. 네 손이 따뜻했다고 하더라고요. 어색했던 그 손을 친구는 따뜻하게 기억하고 있었어요. 그 말을 읽고 한참 창밖을 봤네요.
서툰 손이라도 내민 마음은 그대로 전해지는 것 같아요.
다음에도 어색하면 어색한 채로 어깨에 손을 얹어줘도 괜찮은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