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 앞두고 다들 들떠 있었거든. 어디 갈지, 뭐 먹을지.
근데 칼손만 표정이 안 좋더라. 연휴 길어서 싫대.
다들 이상하게 쳐다봤지. 연휴 싫어하는 애가 어디 있냐고.
칼손 쉬는 동안 아무것도 못 하잖아.
칼손 말은 이거였어. 장이 쉬는 동안은 아무것도 할 수가 없대.
밖에서 무슨 일이 생겨도 그냥 보고만 있어야 한대. 그게 너무 답답하대.
평소엔 뭔가 하고 싶으면 할 수라도 있잖아. 근데 연휴엔 손이 묶이는 거야.
손을 못 쓰는 게 칼손한테는 제일 무서운 거거든. 늘 먼저 움직이는 애니까.
연휴 동안 칼손이 단톡방에 하루에 한 번씩 메시지를 보냈어. "아직 쉼?"
다들 알면서 답했지. 응, 아직 쉼.
그게 매일 반복됐어. 다섯 번째 날엔 불나방이 답 대신 바다 사진을 보내더라. 자기는 바다 왔다고.
칼손이 그 사진에 한참 답을 안 했어. 나중에 들어보니 그 사진을 오래 봤대.
불나방 바다 보면 아무 생각 안 나.
웃긴 건 돌부처는 연휴가 제일 편하대. 어차피 아무것도 안 하는 애니까.
장이 쉬든 말든 똑같이 사는 거야. 그래서 연휴엔 오히려 마음이 놓인대. 다들 자기처럼 가만히 있어야 하니까.
같은 연휴인데 칼손은 갇힌 거고 돌부처는 풀린 거라니까. 사람마다 이렇게 다르더라.
연휴 끝나고 칼손한테 물어봤어. 어땠냐고.
처음 사흘은 진짜 힘들었대. 근데 불나방 바다 사진 보고 나서 좀 달라졌대.
어차피 아무것도 못 하는 거면 아무것도 안 해도 되는 거잖아. 그걸 그제야 알았대.
마지막 이틀은 책 한 권 읽었대. 칼손이 책 읽은 거 처음 들었다니까.
돌부처 거봐, 쉬는 거 좋지.
너도 연휴가 길면 초조해지면 그건 네가 늘 뭔가 하려고 애쓰는 애라서 그런 거야.
근데 못 하는 시간엔 안 해도 돼. 바다 사진 보내줄 애가 동아리방엔 있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