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을 훑어보다 알았네요. 마지막 메시지가 전부 제 쪽이더라고요.
제가 안 하면 몇 달이 그냥 가는걸요.
시험해보면 되는 일이겠지요.
몇 달 안 하고 두면 그쪽에서 오는지 안 오는지가 나오니까요. 그런데 그걸 못 하겠어요. 결과가 나쁘면 그 관계가 거기서 정리되는 셈이 되고요.
확인하지 않는 쪽을 고르는 사람은 그 답을 이미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먼저 하는 게 억울하냐 하면 그건 아니에요.
제가 그 사람을 보고 싶으니까 하는 거고요. 다만 몇 년 그러다 보면 가끔 재게 됩니다. 재는 순간부터는 그 연락이 좀 다른 게 되고요.
그 사람이 원래 연락을 잘 안 하는 편이기도 해요.
다른 사람한테도 그렇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니 저를 덜 생각해서가 아니라 그냥 손이 안 움직이는 쪽인 거지요. 그렇게 보면 기울어 있는 게 마음의 기울기는 아닌 셈이군요.
실제로 만나면 아주 반가워합니다.
그 자리에서는 아무 어긋남이 없어요. 그러니 문제는 마음이 아니라 연락이라는 동작에 있는 겁니다. 그걸 알고 나니까 좀 덜 서운해지더라고요.
안 하는 대신 줄여봤어요.
매달 하던 걸 두세 달에 한 번으로요. 그러면 제 쪽 부담도 줄고 그 사이에 그쪽에서 올 여지도 생기고요. 실제로 한 번은 먼저 왔습니다.
한 가지 더 알게 된 게 있어요.
기다리는 동안이 저한테는 더 힘듭니다. 올까 안 올까를 재느라 마음이 쓰이니까요. 차라리 제가 먼저 해버리면 그 재는 시간이 없어지고요. 그러니 먼저 하는 게 손해만은 아닌 셈이네요.
한쪽이 먼저 하는 구조가 그래서 오래 가는 것 같기도 합니다.
기울어 있다고 가짜는 아니겠지요.
다만 기울어 있는 건 맞고요. 그걸 인정하고 제 속도를 정하는 게 오래 가는 방법 같습니다. 오늘 목록을 훑다 마지막이 다 내 쪽이었다면, 그건 그만큼 아끼셨다는 뜻인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