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나방은 편의점 가면 신상 코너부터 가거든. 새로 나온 과자가 있으면 무조건 사.
맛이 어떨지 몰라도 사. 비싸도 사.
그리고 동아리방에 와서 다 같이 먹어보자고 해. 우리가 시식단이야.
불나방 이거 오늘 나온 거래! 먹어봐.
근데 솔직히 대부분 맛없어. 이상한 맛이 많아.
딸기 맛 감자칩, 민트 맛 쿠키, 김치 맛 초콜릿. 다들 한 입 먹고 표정이 굳어.
불나방도 굳어. 근데 다음 날 또 사 와.
왜 맨날 실패하면서 또 사냐고 물었어.
불나방이 폰 메모장을 보여줬어. 신상 과자 이름이랑 별점이 쭉 적혀 있더라.
몇십 개는 됐어. 근데 대부분 별 하나, 별 두 개.
별 다섯 개는 딱 하나였어. 몇 달 전에 나온 버터 쿠키.
불나방 이거 하나 찾으려고 계속 사는 거야.
불나방이 그러더라. 별 다섯 개짜리 하나 찾았을 때 진짜 기뻤대.
그 기쁨 때문에 계속 산대. 실패가 아홉 번이어도 한 번 좋은 게 있으면 된대.
그 말 듣고 좀 불나방답다고 생각했어. 늘 이번엔 다르다고 하는 애잖아.
근데 과자는 실패해도 다치는 사람이 없잖아. 그게 과자의 좋은 점이라니까.
칼손 나는 무서워서 맨날 먹던 것만 사.
칼손은 맨날 같은 과자만 사. 분식집 라볶이처럼.
실패하기 싫어서. 아는 맛이 제일 안전하대.
불나방이랑 완전 반대야. 하나는 매번 새로운 거, 하나는 매번 같은 거.
근데 둘이 같이 있으니까 좋더라. 칼손은 불나방 덕분에 가끔 새 맛을 먹어보고, 불나방은 칼손 과자로 입가심을 해.
돌부처 나는 둘 다 먹어.
너도 실패해도 자꾸 새로운 걸 고르면 그건 씩씩한 거야. 다음 걸 기대할 줄 아는 거니까.
별 다섯 개 하나면 된다니까. 동아리방에선 오늘도 불나방 신상 시식회가 열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