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 지하철에서 문자가 왔어요. 지난주 본 면접 결과였지요.
아쉽게도 이번에는 함께하지 못하게 되었다는 내용이었어요. 마지막 줄에는 귀하의 앞날에 좋은 일이 있기를 바랍니다, 라고 적혀 있었네요.
그 마지막 줄을 몇 번이나 다시 읽었어요.
처음엔 좀 얄밉게 느껴졌지요. 떨어뜨려 놓고 좋은 일을 바란다니요. 그런데 몇 번 읽다 보니 그 문장을 쓴 사람도 오늘 이걸 수십 번 보냈겠구나 싶더라고요. 그 사람도 편하진 않았겠지요.
집에 와서 면접 장면이 자꾸 떠올랐어요.
그 질문엔 이렇게 대답할걸, 그때 너무 길게 말했나, 하고요. 이미 끝난 일인데 머릿속에서는 계속 다시 치르고 있었네요. 그렇게 몇 번을 되감아도 결과는 바뀌지 않는데 말이에요.
떨어진 뒤에 되감는 면접은, 이미 끝난 시험을 혼자 계속 치르는 일이다.
제일 무거운 생각은 그거였어요.
내가 모자라서 떨어진 걸까 하는 거요. 그런데 생각해보면 그 자리가 원하는 사람이 저와 조금 달랐을 수도 있지요. 그 회사는 삼십 분 남짓 만난 저를 다 알 수 없었을 거고요. 떨어졌다는 게 꼭 제가 부족하다는 뜻만은 아니었군요.
결과를 기다리던 친구한테 소식을 전했어요.
친구가 수고했다고, 그 회사가 보는 눈이 없다고 하더라고요. 근거 없는 편들기인 걸 알지만 그게 좋았어요. 이유를 따지지 않고 제 편을 들어주는 말이요. 그날 저녁엔 그런 말이 필요했던 것 같네요.
쇼펜하우어는 이미 일어난 일을 계속 붙들면 괴로움만 커진다고 했대요.
결과는 이미 정해졌지요. 다시 되감는다고 달라지지 않아요. 그날 밤은 면접 생각 대신 따뜻한 차를 마시며 창밖 비를 봤어요. 조금씩 마음이 가라앉더라고요.
면접에서 떨어진 날은 마음이 많이 무겁지요.
그래도 그 자리를 위해 준비하고 긴장하며 다녀온 것만으로도 충분히 애쓴 거예요. 오늘 저녁은 이유를 찾지 말고 그냥 수고했다고만 말해줘도 괜찮은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