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척 어른 한 분이 우리 집에 오셨거든. 오래 앉아 계셨어.
나는 옆방에 있었는데 목소리가 계속 들리더라. 한 분만 계속 말씀하시는 거야.
거실을 지나가면서 봤는데 자세가 눈에 들어오더라. 말씀하시는 분은 몸이 앞으로 나와 있었어.
엄마랑 아빠는 뒤로 기대 계셨다니까. 그거 하나로 그 자리가 어떤 자린지 다 보이잖아.
한쪽은 밀고 한쪽은 버티고 있는 거였어.
칼손 저희 집에도 그런 분 와요.
내용은 일부러 안 들었거든. 어차피 들어도 모르니까.
근데 안 들어도 알겠더라. 말이 길어질수록 엄마 대답이 짧아지는 게 들렸어.
나중에는 아예 대답이 안 나오더라니까. 그때쯤 그 얘기가 끝났어.
이거 보고 나는 우리 방 생각이 났거든. 우리 방에서는 한 명이 계속 말하는 일이 거의 없잖아.
말하는 사람이 계속 바뀌고 다들 뒤로 안 기대. 몸이 다 가운데로 모여 있다니까.
그 차이가 뭐냐면 한쪽은 권하는 자리고 우리는 같이 앉는 자리인 거였어.
돌부처 권하면 그때부터 다르지.
우리 방에서 사고팔라는 말을 못 하게 해놓은 게 있거든. 왜 그런 걸 정해놨나 했는데 그날 알겠더라.
한 명이 뭘 권하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자리가 갈리는 거잖아. 미는 쪽이랑 버티는 쪽이 생기는 거고.
같이 앉아 있으려면 아무도 안 밀어야 되는 거라니까.
나중에 엄마한테 그날 어땠냐고 물어봤거든. 엄마가 그냥 웃고 마시더라.
대답을 안 하시는 게 대답인 거잖아. 나는 더 안 물어봤어.
나는 뭘 모르는 애라서 그날 무슨 얘기였는지도 몰라. 지금도 모르고.
근데 자세는 봤잖아. 그건 몰라도 보이는 거니까.
방에서 누가 몸을 앞으로 내밀고 오래 말하면 나는 그때 얘기를 돌린다니까. 그거 하나는 챙기고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