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동아리방은 진짜 넓거든. 옛날 방보다 두 배는 돼.
창문도 크고 햇빛도 많이 들어와. 소파도 새 거고 책상도 새 거야.
다들 처음 들어왔을 때 와, 했어. 좋다고.
근데 일주일 지나니까 좀 이상하더라.
불나방 넓은데 왜 답답하지.
다들 방 한쪽 구석에만 앉는 거야. 창가 쪽 작은 공간에.
재보니까 딱 옛날 방 크기만 했어. 넓은 방에서 옛날 방 크기만큼만 쓰고 있었던 거야.
나머지 공간은 텅 비어 있었어. 새 책상 두 개는 아무도 안 앉았고.
그거 깨닫고 다들 웃었어. 근데 그래도 안 움직였어.
애들한테 물어봤어. 왜 넓은 데를 안 쓰냐고.
칼손은 넓으면 소리가 울려서 싫대. 한숨 쉬면 방 전체에 들리는 것 같대.
돌부처는 벽이 멀어서 싫대. 기댈 데가 없대.
불나방은 그냥 서로 멀리 앉으면 이상하대. 옛날엔 소파에 붙어 앉았는데.
돌부처 옛날 방은 좁아서 좋았어.
생각해보면 옛날 방이 좁아서 우리가 붙어 있었던 거잖아. 담요 하나 나눠 덮고, 어깨 닿고.
좁으니까 누가 떨고 있는지 알았고, 누가 한숨 쉬는지 들렸어.
근데 넓으면 다들 떨어져 앉게 되잖아. 그러면 그런 게 안 보여. 그게 무서웠던 거라니까.
좋은 방인데 우리한테 필요한 건 좁음이었던 거야.
그래서 하나 했어. 새 소파를 창가 구석으로 옮겼어. 옛날처럼.
그리고 책상 하나를 소파 바로 앞에 붙였어. 다리 뻗으면 닿게.
넓은 방 한쪽에 옛날 방을 다시 만든 거야. 나머지 공간은 그냥 두기로 했어. 나중에 신입 오면 쓰라고.
칼손 이제 좀 우리 방 같다.
너도 새로운 데 가서 좋은데 어색하면 그거 이상한 거 아니야. 익숙한 게 필요한 거거든.
넓은 데서도 작은 구석 하나 만들면 돼. 새 동아리방 창가 구석엔 담요가 걸려 있다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