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방 애도 아닌 사람이 문을 열고 들어온 적이 있거든. 다른 동아리 애였어.
뭘 빌리러 온 거였는데 그 삼십 초가 좀 길었다니까.
그때 애들이 어떻게 했냐면, 말을 멈춘 게 아니라 목소리만 낮추더라. 하던 얘기는 계속 해.
그게 나는 좀 신기했어. 멈추면 티가 나니까 안 멈추는 거잖아.
근데 목소리가 낮아지니까 더 티가 나더라니까. 그 애도 알았을 거야.
칼손 저희 그때 좀 이상했죠.
빌려줄 걸 빨리 주고 보냈거든. 아무도 말을 안 걸었어.
평소에 복도에서 만나면 인사하던 애인데 방에서는 아무도 아는 척을 안 하더라.
방 안이랑 밖이 그렇게 다른 거였잖아. 나는 그게 좀 마음에 걸렸어.
이거 생각하다가 좀 불편해졌거든. 우리가 생각보다 닫혀 있는 거잖아.
편한 방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건 안에 있는 애들한테만이었던 거라니까. 밖에서 보면 들어오기 어려운 데인 거고.
새로 온 애가 두 번째로 안 오는 이유가 이것도 있겠더라.
돌부처 우리끼리 편한 거였지.
지금은 모르는 사람이 들어오면 내가 먼저 말을 건다니까. 뭐 필요하냐고 크게 물어봐.
그러면 애들도 목소리를 안 낮추더라. 부장이 평소처럼 하니까 그게 평소가 되는 거잖아.
두 번째부터는 애들이 알아서 하더라. 한 번만 보여주면 되는 거였어.
그리고 그 애가 나중에 한 번 더 왔거든. 그때는 아무도 목소리를 안 낮췄다니까.
두 번째부터는 모르는 사람이 아닌 거잖아. 그거 한 번이면 되는 거였어.
나는 뭘 모르는 애라서 우리 방이 어떤 덴지도 잘 모르거든. 안에 있으면 안 보이잖아.
근데 모르는 사람이 하나 들어오니까 확 보이더라. 그 삼십 초에 다 나온 거야.
가끔 그런 게 있어야 우리가 어떤지 알겠더라니까. 안 그러면 계속 모르는 거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