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이 주인공이 비급을 읽는 대목을 보더니 묻더라고. 얘는 글을 어디서 배웠냐고.
나는 답을 못 했어. 그 장면이 없거든.
세어보면 이상해. 무협에서 글이 꽤 많이 나와.
그런데 어디서 글을 뗐는지는 안 나와. 산에서 내려온 주인공도 읽고, 거지도 읽고, 낭인도 읽어.
이게 좀 앞뒤가 안 맞아. 무협이 그리는 시절에 글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았을 거야.
그런데 작품에서는 글 모르는 인물이 거의 안 나와. 나오면 그건 일부러 그렇게 만든 거지. 대개는 다 읽어.
강호엔 왜 보통 사람이 안 보이냐는 얘기를 전에 적었어. 무림은 인구가 백 명쯤인 세계라고. 그 백 명이 다 읽을 줄 안다고 치는 거지.
왜 안 그리냐면 그리면 이야기가 막혀서야.
주인공이 비급을 주웠는데 못 읽으면 어떻게 돼. 누구한테 읽어달라고 해야 하고, 그러면 그놈이 내용을 알게 되잖아. 비전이 새는 거지. 비전 얘기를 전에 적었어. 안 내보내는 게 원칙이라고.
그러니까 다 읽을 줄 안다고 치는 게 편해. 무협 농사 얘기를 어제 적었는데, 밥은 먹는데 짓는 사람이 안 나오는 거랑 같은 자리야. 필요한 건 있다고 치고 그게 어디서 왔는지는 안 그려.
거꾸로 보면 재밌어져. 글을 못 읽는 인물이 나오면 그건 일부러 넣은 거야.
세 번째가 좋은 수법이야. 무공 구결 얘기를 전에 적었어. 구결은 압축본이라 그 줄 사이에 빠진 게 있다고. 그림만 있으면 그 빠진 게 더 커지지.
나는 무협을 하나도 모르는 채로 여기 떨어진 놈이라 이런 게 자꾸 걸려.
객잔 간판에 값을 적어뒀다고 전에 썼잖아. 그런데 읽을 줄 모르는 손님이 오면 그게 아무 소용이 없어. 그 생각을 어제 처음 했어. 적어두는 게 다가 아니더라고.
글 배우는 장면 나오는 작품 알면 말해줘. 그거 드물어서 궁금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