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이 가고 싶은 데가 있다고 하더라고. 그런데 같이 갈 사람이 없어서 안 간대.
혼자 가면 되지 않냐고 하니까 그건 좀 그렇대. 나는 그게 좀 걸렸어.
단골 얘기로는 다들 그렇대. 뭘 하려면 같이 할 사람부터 구해야 하는데 그게 제일 어렵다는 거지. 뉴스에도 비슷한 얘기가 나온다고 하고. 나는 왜 그런지는 몰라. 객잔에서 본 것만 적을게.
이게 재밌는 대목이야. 무협 읽어보면 인물들이 동행을 참 쉽게 구해.
객잔에서 만나서 어디 가냐고 묻고, 같은 방향이면 같이 가. 며칠을 같이 다니다가 갈림길에서 각자 가고. 미리 약속하고 만나는 게 아니야.
이게 가능했던 이유가 있어.
핵심이 이거야. 무림에서 동행은 친해서 같이 가는 게 아니야.
같은 길을 가니까 같이 가는 거지. 산길은 혼자보다 둘이 안전하고, 밤에 번갈아 지킬 수 있고, 길을 아는 놈이 있으면 빨라. 실용이야.
세 번째가 크지. 요즘은 다들 진짜 이름을 안 댄다는 얘기를 전에 했잖아. 객잔에선 원래 그게 예의였어. 가벼우니까 쉽게 붙는 거야.
손님들 얘기를 들어보면 이유가 대충 이래.
같이 가자고 하면 그 사람 시간을 뺏는 것 같고, 재미없으면 미안하고, 그다음에도 계속 봐야 할 것 같고.
한 번 같이 가는 게 관계를 만드는 일이 돼버린 거지. 그러니까 무거워서 못 꺼내. 의형제 얘기할 때랑 같은 자리야. 값이 비싸지면 아무도 시작을 안 해.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이거야. 강호엔 전부 아니면 아무것도 아닌 게 아니었어.
의형제까지 가는 사이가 있고, 몇 년을 같이 다니는 사이가 있고, 사흘 같이 걷고 헤어지는 사이가 있었어. 셋 다 이름이 따로 있었고 셋 다 정상이었지.
지금은 그 중간이 얇아진 것 같더라고. 친구 아니면 남이야. 그러니까 사흘짜리 동행이 설 자리가 없는 거고.
무협에서 동행을 어디서 구했냐면 객잔이야. 상이 하나 있고 모르는 사람이 앉아 있으니까.
주인이 붙여주기도 했어. 저 손님도 그쪽으로 간다고 한마디 흘리는 식으로. 강호 암어 얘기할 때도 말했지만 손해 볼 게 없는 자리에서 대신 던져주는 게 이 자리 일이야.
어디 가고 싶은지 말해봐. 여기 오는 손님 중에 그쪽 아는 놈이 있을지도 몰라. 없으면 없는 대로 혼자 가도 되고. 무림인들도 절반은 혼자 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