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이 그림책 한 권 값을 보시고 얇은데 왜 이러냐고 하셨습니다. 저도 처음엔 그렇게 생각했더군요.
뉴스에서도 어린이 책값 얘기가 종종 나옵니다. 왜 그런지 들은 대로 적어보겠습니다.
어른 책은 쪽수가 값에 크게 걸립니다. 그런데 그림책은 글자가 적은 만큼 그림이 다 합니다.
그림은 한 장 한 장이 사람 손으로 나온 것이죠. 서른두 쪽짜리 그림책에 그림이 서른 장 가까이 들어갑니다. 그걸 그리는 데 걸리는 시간이 글 몇 쪽 쓰는 시간과 다르고요. 값이 붙는 자리가 애초에 다른 겁니다.
그리고 글쓴이와 그린이가 따로면 몫을 나누게 되죠.
손님 중에 인쇄 쪽 일을 하셨던 분이 계셔서 들은 얘기입니다.
종이가 두껍습니다. 아이가 넘기다 찢지 않게 하려면 두꺼운 걸 씁니다. 보드북은 아예 판지죠. 색이 많습니다. 어른 책은 대개 검정 하나로 찍는데 그림책은 전면 색입니다. 여기서 차이가 크게 난다고 하시더군요. 모서리와 마감을 따로 합니다. 다치지 않게 둥글리거나 코팅을 더 하고요.
여기가 잘 안 보이는 대목입니다.
책은 많이 찍을수록 한 권 값이 내려갑니다. 그런데 어린이 책은 읽는 나이대가 좁습니다. 다섯 살 책을 여덟 살이 안 보죠. 그러니 한 번에 찍는 수가 적고, 한 권에 실리는 값이 올라갑니다.
뉴스에서 아이 수가 줄어 더 적게 찍게 됐다는 얘기도 봤습니다. 그러면 이 방향은 더 가파라지겠죠.
그래서 저는 어린이 책이야말로 빌려 보시라고 말씀드립니다.
읽는 기간이 짧은 책이라 사서 두면 금방 안 보게 되죠. 앞서 책을 안 버리는 마음을 적었는데, 어린이 책은 특히 자리만 차지하다 남습니다.
다만 아이가 백 번 보는 책은 사시는 게 낫습니다. 그런 책은 대개 서너 권뿐이더군요. 빌려서 겪어보고 그중에서 고르시면 됩니다.
얇은 책이 비싼 게 아니라, 얇게 만들기 위해 들어간 것이 안 보이는 것이다.
그날은 안 사시고 빌려 가셨습니다.
두 달쯤 뒤에 그 책을 사셨다고 하시더군요. 아이가 계속 찾더랍니다. 저는 그게 가장 안 아까운 책값이라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