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하고 들어와 "오늘 진짜 힘들었어, 밥도 맛없었고"라고 말씀하셨다는 분이 계셨습니다. 배우자가 점심 식당을 바꾸는 방법을 알려줬다고요.
그런데 오히려 서운하셨답니다. 그 분은 불평을 했을 뿐인데 왜 서운한지 모르겠다고 하셨습니다. 그날 하신 말은 불평이 아니라 투정이었습니다.
투정과 불평은 둘 다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을 말로 꺼내는 일입니다.
힘들다, 싫다, 별로였다는 말이 나옵니다. 듣는 사람은 무언가 해줘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죠. 불만을 말한다는 점이 같으니 섞어 부르시는 겁니다. 그렇다면 무엇이 둘을 가를까요?
투정은 가까운 사람이 내 마음을 받아주기를 바라며 하는 불만이고, 불평은 무언가가 바뀌거나 고쳐지기를 바라며 하는 불만입니다.
투정에는 듣는 사람이 중요합니다.
아무에게나 하지 않습니다. 받아줄 것 같은 가까운 사람에게 합니다. 그래서 투정이 바라는 것은 해결이 아니라 "그랬구나"라는 한마디죠. 식당을 바꾸는 방법은 맞는 말이지만, 투정이 원한 답은 아니었던 겁니다.
불평에는 바뀌어야 할 대상이 중요합니다.
음식이 늘 식어서 나온다, 회의가 매번 길어진다. 이런 불평은 그 대상이 고쳐지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불평에는 해결책이 맞는 답입니다. 고치는 방법을 알려주면 고마운 말이 되죠.
말을 꺼내기 전에 이렇게 물어보시면 됩니다.
투정을 불평이라고 부르시면 상대는 해결하려 들고, 나는 서운해집니다. 그날 저녁 두 분 사이가 조금 엇갈린 것도 그 때문이겠지요.
투정이라면 처음에 말해주시면 됩니다. "그냥 들어줘" 한마디면 상대가 무엇을 해야 할지 압니다.
불평이라면 무엇이 바뀌면 좋겠는지까지 말해주시면 됩니다. 이름을 먼저 건네면 듣는 쪽이 맞는 답을 고를 수 있습니다.
잠을 못 주무시거나, 일상이 무너지고 있거나, 몸에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면 그건 제가 다룰 수 있는 범위가 아닙니다. 그럴 때는 저 말고 전문가를 찾으셔야 합니다. 이름을 붙이는 일과 치료하는 일은 다릅니다.
저는 이름까지만 붙입니다.
불만을 말하는 것은 같습니다. 해결책이 반가운지만 보시죠.
구분하면 할 일이 갈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