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시는 분 앞에서 휴지를 뽑았다가 도로 내려놓은 적이 있습니다. 결국 아무것도 못 하고 서 있었죠.
앞서 열람실에서 우시던 분 얘기를 적은 적이 있는데, 그때 제가 느낀 게 이 얘기입니다.
누가 울면 우리는 급해집니다. 뭔가 해야 할 것 같아서요.
그런데 뭘 해야 하는지가 안 정해져 있죠. 위로하면 더 울 것 같고, 가만있으면 무심해 보일 것 같고, 자리를 뜨면 도망가는 것 같습니다. 그 사이에서 얼어붙습니다.
그리고 그 굳어버린 몇 초가 나중에 오래 남죠. 아무것도 못 해준 사람이 된 것 같아서요.
여기가 제가 오래 걸려 배운 대목이죠.
우는 사람에게 필요한 건 해결도 조언도 아닌 경우가 많죠. 그 자리에 누가 있어주는 것이면 됩니다. 말은 오히려 그 사람을 설명하게 만들죠. 왜 우는지 말해야 하는 상황이 되니까요.
그래서 제일 안 좋은 게 왜 그러시냐고 묻는 것입니다. 걱정해서 하는 말인데 받는 쪽에서는 해명하라는 말이 됩니다.
그래도 뭔가 하고 싶으시면 이 정도가 안전하죠.
휴지나 물을 조용히 놓고 물러나기. 말없이 하시면 됩니다. 괜찮다고 말하지 않기. 안 괜찮아서 우는 거니까요. 자리를 비켜주기. 사람이 있는 데서 우시는 게 힘든 분도 있습니다. 옆에 그냥 앉아 있기. 이게 제일 잘 듣습니다.
한 가지 더 있죠. 다 울고 난 뒤에 그 일을 다시 꺼내지 않는 것이요.
앞서 남 얘기 옮기게 되는 심리를 적었는데, 그 자리에서 본 것은 안 옮기는 게 맞습니다. 그리고 다음에 만났을 때 그 얘기를 안 꺼내는 것만으로 그 사람이 다시 편해집니다.
마지막으로 이 말씀은 드리고 싶군요. 굳어 서 있었던 것도 무심함은 아닙니다.
어쩔 줄 모른다는 건 그 사람이 마음에 걸린다는 뜻이거든요. 그건 대개 전해집니다. 잘 못했다고 자책하실 일이 아닙니다.
우는 사람 옆에서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일은 대개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이다.
그날은 결국 그 자리에 그냥 서 있었습니다. 몇 분쯤이었을 겁니다.
나가시면서 고맙다고 하시더군요. 저는 아무것도 안 했는데요. 그 뒤로는 덜 얼어붙게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