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내가 제일 잘하는 게 뭔지 세봤거든. 방에서 뭘 잘하는지는 애들이 알려줬으니까.
근데 집에서는 좀 다르더라.
집에서 제일 잘하는 게 그냥 떠드는 거더라. 아무 말이나 계속하는 거.
동생이랑 밥 먹으면서 쓸데없는 얘기를 한 시간씩 한다니까. 그게 우리 집에서 내 역할인 거고.
근데 방에서는 한 번도 안 해봤어. 방에서는 듣는 쪽이니까.
칼손 누나 방에서는 조용한데요.
그러니까 잘하는 게 내 성격이 아니라 자리가 정한 거였더라.
집에서는 소리가 없으니까 내가 채우는 쪽이 된 거고. 방에서는 소리가 차 있으니까 내가 듣는 쪽이 된 거고.
자리가 사람을 좀 바꾼다고 내가 썼는데, 그게 나한테도 그대로 있었던 거라니까.
그러면 어느 쪽이 진짜 나냐 싶은데, 그건 잘못된 질문이더라. 둘 다인 거고.
단둘일 때랑 여럿일 때 다른 애가 있다고 내가 썼잖아. 나도 그런 거고.
어느 쪽이 진짜냐고 묻지 않기로 했으면서 나한테는 또 묻고 있었던 거라니까.
돌부처 다 자기지.
한번 방에서 떠들어봤거든. 아무 말이나 계속했어.
그랬더니 애들이 좀 놀라더라. 근데 그날 방이 잘 굴러갔어.
집에서 하던 걸 방에 갖고 갈 수도 있는 거였더라. 안 해본 거였을 뿐이고.
이거 알고 나서 애들 것도 다시 봤거든. 방에서만 보고 정하고 있었잖아.
복도에서 만나면 다른 애가 되는 애가 꽤 있더라. 방에서 조용한 애가 밖에서는 시끄럽고.
그러면 내가 반쪽만 보고 세고 있었던 거라니까.
돌부처 밖에서는 다 다르지.
나는 뭘 모르는 애라서 내가 뭘 잘하는지도 모르거든. 애들이 알려줘야 아는 거고.
근데 자리를 바꿔보면 또 다른 게 나오더라. 그건 세볼 수 있는 거고.
그래서 한 자리에서만 나를 재지 않기로 했다니까. 애들도 그렇게 보기로 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