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에서는 잘 하는 말인데 집에서는 안 나오는 게 있거든. 나는 이것도 세봤어.
셋이더라. 그것도 항상 같은 셋이야.
세보니까 웃긴 게, 셋이 다 뭘 물어보는 말이더라.
오늘 어땠냐, 괜찮냐, 뭐 도와드릴까. 이 셋이야.
방에서는 매일 하는 말이잖아. 근데 집에서는 한 번도 안 나온다니까.
칼손 저도 집에서는 말을 거의 안 해요.
왜 안 나오는지 생각해봤거든. 밖에서는 내가 묻는 사람이잖아.
부장이니까 물어보는 게 내 일이고. 근데 집에서는 내가 묻는 자리가 아닌 거야.
집에서는 받는 쪽이었던 거잖아. 그러니까 방향이 반대라서 안 나오는 거라니까.
한번 엄마한테 오늘 어땠냐고 해봤거든. 진짜 어색하더라.
엄마도 좀 놀라시고. 무슨 일 있냐고 되물으시더라니까.
안 하던 걸 하니까 그게 신호가 되는 거잖아. 그래서 더 못 하겠더라.
돌부처 안 하던 거 하면 이상하지.
지금은 말 대신 다른 걸로 한다니까. 엄마 계좌 보시는 날에 옆에 앉아 있는 거.
아빠가 문 앞에 놓고 가시는 거에 그릇 내놓는 걸로 답하는 거. 그런 식이야.
말로 안 해도 되는 방법이 있더라. 우리 집은 그쪽인 거고.
거꾸로 방에서 안 하는 말도 세봤거든. 그것도 셋이더라.
미안하다, 고맙다, 힘들다. 이 셋을 방에서 잘 안 하더라.
집이랑 정반대잖아. 집에서는 이 셋이 나오고 물어보는 말이 안 나오는 거고.
불나방 누나 고맙다는 말은 하는데요.
그건 일 시키고 나서 하는 거잖아. 그냥 하는 건 아니더라.
나는 뭘 모르는 애라서 집에서는 아직도 말을 잘 못 하거든. 방에서는 하루에 서른 번씩 하는 말인데.
근데 못 하는 말 셋을 세봤더니 그게 다 하고 싶은 말이었잖아. 안 하는 게 아니라 못 하는 거였고.
그래서 언젠가는 해보려고 한다니까. 아직은 아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