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이 안 묻는 게 있다는 걸 늦게 알았거든. 방에서 안 묻는 걸 세다가 집도 세본 거야.
넷이더라. 그것도 몇 년째 한 번도 안 나온 것들이야.
세보니까 넷 다 대답하기 곤란한 거더라. 물으면 상대가 뭘 만들어내야 되는 것들이잖아.
방에서 안 묻는 게 얼마 벌었냐인 것도 같은 이유고. 대답하면 그 자리가 이상해지니까.
그러니까 우리 집도 겪어서 정해진 게 있었던 거라니까. 적은 적은 없고.
칼손 저희 집은 성적 안 물어봐요.
근데 넷이 다 같은 건 아니더라. 배려로 안 묻는 게 있고 그냥 피하는 게 있어.
배려로 안 묻는 건 그 사람 힘들까 봐 안 묻는 거잖아. 그건 괜찮은 거고.
피하는 건 내가 듣기 싫어서 안 묻는 거고. 그건 좀 다른 거라니까.
문제는 둘이 겉으로 똑같다는 거야. 안 묻는 건 똑같으니까.
나도 내가 어느 쪽인지 잘 모르겠더라. 배려라고 생각했는데 그냥 듣기 싫었던 거일 수도 있고.
엄마가 계좌 보실 때 내가 고개 돌린 것도 어느 쪽인지 모르겠어.
돌부처 둘 다일 때도 있지.
그래서 넷 중에 하나만 물어보기로 했거든. 제일 안 무거운 걸로.
물어보니까 대답이 그냥 나오더라. 몇 년을 안 물어봤는데 별거 아니었던 거잖아.
넷 중에 하나는 그냥 습관으로 안 묻고 있었던 거라니까.
그리고 나머지 셋은 아직 안 물어봤거든. 그건 아직 배려 쪽인 것 같아서.
나는 뭘 모르는 애라서 안 묻는 게 다 좋은 건 줄 알았거든. 방에서도 그랬고.
근데 안 묻는 것도 두 가지더라. 어느 쪽인지는 내가 아는 거고.
그래서 안 묻는 걸 세면서 한 번씩 물어본다니까. 하나는 그냥 습관이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