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되면 근처 공원에서 웨딩 스냅을 찍고 카페에 들르는 예비부부 손님이 늘어요. 단풍이 예쁜 계절이라 야외 촬영을 많이 하신대요. 드레스 자락을 한 손에 쥐고, 턱시도 위에 패딩을 걸치고 들어오세요. 카운터에서 보면 이분들의 얼굴엔 설렘과 피곤함이 반반 섞여 있어요.
웨딩 스냅을 마치고 들어오신 예비신부 손님이 계셨어요. 드레스 자락을 한 손에 쥔 채 조심스럽게 앉으셨어요.
"하루 종일 웃었더니 볼이 아파요." 그러시면서 따뜻한 라떼를 두 손으로 감싸 쥐셨어요. 바람이 불어서 손이 꽁꽁 얼었대요. 옆에 앉은 예비신랑이 신부 볼을 살짝 문질러 주는 모습에 저도 웃음이 났어요.
첫 번째 얘기를 제일 많이 들어요. 그래서 이맘때는 따뜻한 물수건을 미리 준비해 둬요. 들어오시면 손부터 녹이시라고요.
주말 오후면 드레스 입은 손님이 한두 팀씩 오세요. 다른 손님들도 축하한다고 말을 건네시는 경우가 많아요. 모르는 사이인데도요. 가게 분위기가 덩달아 밝아져요.
가끔 사진작가님이 카페 안에서도 몇 장 찍어도 되냐고 물으세요. 다른 손님들께 방해가 안 된다면 괜찮다고 말씀드려요. 창가 자리가 사진이 예쁘게 나온대요.
손님들이 해 주신 말을 모아 봤어요.
첫째, 겉옷과 담요를 꼭 챙기세요. 촬영 사이사이 몸을 녹여야 해요.
둘째, 따뜻한 음료를 중간에 드세요. 웃는 것도 체력이래요.
셋째, 다 찍고 나면 꼭 쉬세요. 사진보다 두 사람의 하루가 더 중요하니까요.
큰날을 준비하는 하루도 충분히 소중해요. 오늘 함께 웃은 그 시간이 오래 남기를 바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