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구를 하나만 들이시겠다는 분께 저는 대개 이걸 권해드려요. 실패할 데가 별로 없거든요.
핸드드립은 물줄기랑 시간에 결과가 크게 흔들려요. 손이 서툴면 편차가 커요.
에어로프레스는 통 안에 물을 가두고 눌러서 뽑아요. 물이 새어 나갈 데가 없으니 손 차이가 덜 나요. 같은 굵기, 같은 시간이면 대체로 비슷하게 나와요.
그래서 저는 집에서 아침에 급할 때 이걸 써요. 신경을 덜 써도 되니까요.
복잡해 보이는데 해보시면 금방이에요.
네 번째가 요령이에요. 힘으로 빨리 누르면 쓴맛이 확 나와요. 삼십 초쯤 걸린다는 느낌으로 천천히 미시면 돼요. 잘 안 눌리면 원두가 너무 곱게 갈린 거예요.
기준은 이래요.
이 도구는 시간과 굵기를 바꿔가며 맛을 조절해요. 연하면 시간을 늘리시고, 쓰면 굵게 가시면 돼요. 조절하는 손잡이가 두 개뿐이라 헤맬 일이 적어요.
프렌치프레스랑 자주 비교하시는데, 이쪽은 종이 필터를 써요.
그래서 기름이 걸러져서 깔끔한 쪽으로 나와요. 프렌치프레스의 묵직한 결이 부담스러우셨다면 이게 맞으실 거예요. 대신 바디감은 덜해요.
필터 값이 계속 드는 게 단점인데, 한 장 값이 얼마 안 돼요. 헹궈서 두어 번 다시 쓰시는 분도 계세요.
솔직히 이게 제일 큰 장점 같아요.
다 누르고 나면 원두 찌꺼기가 동그란 덩어리로 뭉쳐 있어요. 쓰레기통에 툭 떨어뜨리고 물로 헹구면 끝이에요. 십 초면 돼요.
여행 갈 때마다 챙겨 가신다며 눈금이 다 지워진 통을 보여주신 손님이 계셨어요. 가볍고 안 깨져서 그렇대요. 저도 그 말 듣고 하나 더 샀어요.
좋은 도구는 잘 나오는 도구가 아니라 매일 쓰게 되는 도구더라고요.
한 번에 한 잔 정도만 나와요. 두 사람 몫을 한 번에 내리기는 어려워요.
진하게 뽑아서 물을 타는 방식으로 늘리시면 되긴 하는데, 손님이 여럿이면 번거로워요. 혼자 드시거나 둘까지가 편한 도구예요.
혼자 아침에 한 잔 내려 드시는 분이면 저는 이걸 제일 먼저 권해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