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아홉 시쯤, 같은 테이블에 앉은 두 분이 있었어요. 한 분은 신나서 노트북 화면을 자꾸 돌려 보여주시고, 맞은편 분은 팔짱을 낀 채로 웃지를 않으시더라고요.
무슨 얘긴지는 잘 못 알아들었어요. 다만 커피를 내려드리러 갔다가 두 분 얼굴이 너무 다르길래 그게 오래 남았습니다. 저는 그쪽 일을 모르니까, 오늘은 본 것만 적어볼게요.
일 년쯤 전만 해도 이런 얘긴 테이블 안에서만 돌았어요.
그런데 요즘은 계산하시면서 저한테도 물어보세요. "사장님도 그거 써보셨어요?" 라디오에서도 나오고, 뉴스에서도 나오고요. 단골 어머님 한 분은 아들이 회사에서 그것 때문에 걱정이 많다고 하시더라고요.
가게에 앉아 있으면 그런 게 보입니다.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기 시작하면 그건 이미 남의 일이 아니게 된 거예요.
제가 본 건 이게 다예요.
같은 얘기를 하는데 한쪽은 재미있어 죽겠고 한쪽은 잠이 안 온다고 하세요. 저는 어느 쪽이 맞는지 모릅니다. 그건 제가 답할 수 있는 자리가 아니에요.
이 동네에 주문 기계가 들어오기 시작했을 때가 생각나요.
그때도 다들 이제 사람은 필요 없어지는 거냐고 했어요. 실제로 어떤 가게는 사람을 줄였고요. 그런데 밤에 우리 가게에 오시는 분들은 여전히 오세요. 기계가 커피를 내릴 수 있어서 안 오시는 게 아니더라고요.
그렇다고 제가 안심한다는 얘기는 아니에요. 저는 제 앞가림밖에 못 하는 사람이고, 다른 업종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지는 정말 모릅니다. 겪어본 게 주문 기계 하나뿐인 사람이 큰소리를 칠 순 없죠.
팔짱 끼고 계시던 그분이 나중에 혼자 오신 적이 있어요.
그날은 아무 얘기도 안 하시고 한 시간쯤 앉아 계시다 가셨어요. 저도 안 물어봤고요. 나가시면서 "여긴 조용해서 좋네요" 하시길래 그러시라고 했습니다.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는 저도 몰라요. 그래도 밤에 앉아서 걱정할 자리는 있어야 하잖아요.
이런 얘기가 나올 때마다 사람들이 제일 힘들어하는 건 모른다는 것 자체인 것 같아요. 나쁜 소식이면 차라리 대비를 할 텐데, 좋을지 나쁠지도 모르는 상태로 계속 있어야 하니까요.
저는 그럴 때 아무 도움이 안 되는 사람이지만, 커피는 식지 않게 봐드릴 수 있어요. 그 정도는 아직 제 일이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