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라 그런지 청첩장이 연달아 왔어요. 친구들 단톡방에서도 결혼식 얘기가 자주 오갔지요.
그러다 누가 물었어요. 다들 축의금 얼마씩 내? 그 질문 뒤로 대화가 한참 이어졌네요.
마침 그 주에 뉴스에서도 축의금 얘기가 나왔어요.
물가가 오르면서 축의금 부담도 커졌다는 내용이었지요. 결혼식 철이 몰리는 가을엔 한 달에 여러 번 봉투를 준비하는 사람도 많다고 했어요. 거리 인터뷰에서 한 직장인이 축하하고 싶은데 지갑이 먼저 걱정된다고 말하더라고요.
단톡방에서 한 친구가 사진을 하나 올렸어요.
나는 이번 달 청첩장만 네 장, 이라며 봉투 네 장을 찍은 거였지요. 다 같은 문구점에서 산 봉투였어요. 다들 웃는 이모티콘을 보냈지만 그 웃음 뒤에 한숨이 섞여 있는 것 같았네요.
축하하고 싶은 마음과 지갑 사이에서, 사람들은 조용히 계산기를 두드린다.
축하하는 마음은 진짜예요.
친구가 좋은 사람을 만나 새 출발을 한다는 건 기쁜 일이지요. 그런데 그 마음이 봉투 두께로 재지는 것 같을 때 조금 서글퍼지더라고요. 얼마를 넣느냐가 얼마나 축하하느냐처럼 보일까 봐서요.
대화가 길어지자 한 친구가 정리했어요.
각자 형편대로 하자고, 못 가는 데는 마음만 보내도 된다고요. 그 말에 다들 조용히 동의하는 분위기였지요. 저도 조금 마음이 놓였어요. 다들 같은 고민을 하고 있었다는 걸 알게 됐으니까요.
저는 이번에 못 가는 결혼식이 하나 있어요.
그 친구에게 봉투 대신 긴 메시지를 보냈지요. 함께했던 일들을 떠올리며 진심을 담아서요. 친구가 고맙다고, 울컥했다고 답장을 보내왔어요.
축의금이 부담스러운 건 이상한 일이 아니겠지요.
그래도 축하하는 마음은 봉투로 다 재지지 않는 것 같아요. 부담이 클 땐 그 마음을 말로 한 번 더 건네도 충분히 닿는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