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잔 손님 하나가 눈이 빨개서 들어왔어. 밤새 원고를 썼대. 웹소설 공모전 마감이 얼마 안 남았대. 요즘 여기저기 공모전이 열린다고 하더라.
그 손님이 쓰는 건 무협이래. 다들 놀랐지. 객잔에서 무협 얘기를 그렇게 많이 했는데, 쓰는 사람이 있는 줄은 몰랐거든.
그 손님이 국을 먹다 말고 갑자기 뭔가를 적었어. 수첩에.
뭐 하냐고 물었더니 웃으면서 그러더라. 이 장면 객잔에서 따왔대. 옆 탁자에서 손님 둘이 외상 얘기로 티격태격하는 걸 보고, 그걸 무협 객잔 장면에 넣겠대. 나는 좀 쑥스러웠어. 우리 객잔이 무협에 나오는 거잖아.
생각해보면 무협은 원래 읽던 사람이 쓰는 장르야. 설서인 얘기를 전에 적었는데, 객잔에서 이야기 파는 사람. 그 사람도 처음엔 남의 이야기를 듣던 사람이었을 거야.
그 손님도 그랬대. 어릴 때부터 무협을 읽다가, 어느 날 자기가 읽고 싶은 이야기가 없어서 쓰기 시작했대. 취향 찾는 법 얘기할 때 싫은 것부터 나온다고 했는데, 쓰는 것도 그런가 봐.
그 손님이 그러더라. 읽을 땐 몰랐는데 쓰는 건 엄청 어렵대. 싸움 장면 하나 쓰는 데 하루가 걸린대.
무협 복선 얘기를 전에 적었어. 뒤에서 보면 앞에 다 있어야 한다고. 그 손님이 제일 힘든 게 그거래. 앞에 깔아둔 걸 잊지 않고 뒤에서 거두는 거. 다른 손님들이 그 얘기에 고개를 끄덕였어. 읽는 사람은 그게 얼마나 어려운지 모르지.
나는 무협을 하나도 모르던 채로 이 세계에 떨어진 놈이라 쓰는 건 엄두도 못 내. 그래서 그 손님이 대단해 보였어.
그날 국값은 안 받았어. 마감 응원이라고. 그 손님이 웃으면서 붙으면 객잔 이름 넣어주겠대.
직접 쓰고 싶은 무협 장면 하나 있으면 들려줘. 객잔 장면이면 내가 소재는 얼마든지 대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