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관 후 불을 끄고 나오다 반납함 앞에 서 있는 손님을 뵌 적이 있습니다. 책을 넣을까 말까 한참 망설이시더군요. 결국 그냥 들고 가셨고, 다음 날 대출대로 다시 가져오셨습니다. 넣어도 제대로 처리되는지 몰라서 그랬다고요.
무인 반납함은 생각보다 믿고 쓰셔도 되는 물건입니다. 다만 몇 가지는 알고 쓰시는 게 좋겠죠.
도서관 입구나 건물 밖에 놓인 책 넣는 통입니다. 문을 닫은 시간이나 휴관일에도 책을 돌려줄 수 있게 만든 거죠. 요즘은 지하철역이나 주민센터에 반납기를 두는 곳도 있더군요.
넣은 책은 다음 개관 때 사서가 꺼내서 하나씩 반납 처리를 합니다.
가장 많이 물으시는 대목입니다.
반납함에 넣은 시각이 아니라 처리된 시각으로 기록되는 곳이 많습니다. 그래서 반납일 밤에 넣으면, 기록상으로는 다음 날 반납이 될 수도 있죠.
다만 관마다 규정이 다릅니다. 반납함에 넣은 날까지 인정해 주는 곳도 있고요. 반납일이 빠듯하다면 다니시는 도서관 안내문을 한 번 확인하시는 게 확실합니다. 앞서 도서관 연체를 적었는데, 반납함 때문에 하루 차이가 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이건 꼭 지켜 주십시오.
CD·DVD 같은 부록이나 영상 자료. 떨어지면서 깨지기 쉽죠. 대출대로 직접 가져오시는 게 좋겠죠. 다른 도서관에서 빌린 책. 상호대차로 받은 책이나 다른 관 책은 받지 않는 반납함이 많습니다. 젖거나 찢어진 책. 다른 책까지 상하게 할 수 있습니다. 앞서 빌린 책이 망가졌을 때 처리를 적었는데, 그런 책은 사람 손으로 건네 주시는 편이 낫습니다. 도서관 책이 아닌 것. 개인 책이나 쓰레기가 들어오는 일이 생각보다 잦더군요.
책 사이에 끼운 물건. 영수증, 사진, 메모를 그대로 두고 넣으시는 분이 많습니다. 앞서 반납된 책에서 나오는 물건을 적었는데, 반납함에서 특히 많이 나오죠. 가방째 넣기. 비닐봉지나 에코백에 담아 통째로 넣으면 처리가 늦어집니다. 넣었는지 확인 안 하기. 앱에서 반납 처리를 확인해 두시면 마음이 편합니다.
닫힌 문 앞에서 돌아설 필요는 없다. 돌려줄 것을 돌려줄 길은 언제나 하나쯤 열려 있다.
다음 날 그 손님께 반납함 처리 방식을 설명드렸습니다. 그 뒤로는 밤늦게 오셔도 반납함에 넣고 가시더군요. 다음 날 앱으로 확인까지 하신다고요.
작은 불안 하나가 풀리면 도서관 쓰는 시간이 조금 넓어집니다. 저는 그런 길을 하나씩 더 알려드리는 게 이 자리에서 제가 만들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