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을 열고 들어오시며 오늘 갑자기 추워졌다고 한마디 붙이시던 단골이 계셨어요.
그분은 늘 그래요. 들어오시면서 날씨 얘기를 한마디 하시고 그다음에 주문하세요.
처음에는 인사치레인 줄 알았어요. 몇 해 보다 보니 그게 아니더라고요. 그 한마디로 대화가 열리는 거예요. 아무것도 아닌 말이라 부담이 없고, 상대가 받든 안 받든 어색하지 않고요.
카운터에서 들으면 재미있어요.
같은 말인데 손님마다 조금씩 달라요. 그 말투에서 그날 컨디션이 보이기도 하고요.
이게 날씨 얘기의 힘 같아요.
무슨 답을 해도 틀리지 않아요. 그러게요, 한마디면 되고요. 반대로 뭘 물어보는 말이 아니라 받는 쪽도 부담이 없어요.
저는 카운터에서 하루 종일 말을 해야 하는데, 이 한마디가 있는 날과 없는 날이 달라요. 서로 아는 척을 한 셈이 되거든요.
들어와서 바로 주문하시는 분이 훨씬 많아요. 그게 잘못은 아니에요.
저는 그런 분께는 저도 말을 안 걸어요. 조용히 계시고 싶으신 거니까요. 앞서 인사 얘기할 때 말씀드린 것과 같아요.
다만 오래 오시는 분들 중에 날씨 얘기를 하시는 분과 안 하시는 분이 나뉘는데, 이상하게 하시는 분 쪽을 더 오래 기억하게 돼요.
아무 내용도 없는 말이 관계를 여는 데는 제일 쓸모 있더라고요.
요즘은 제가 먼저 할 때도 있어요.
비 오는 날에 들어오시면 많이 젖으셨냐고, 추운 날엔 따뜻한 걸로 드릴까요 하고요. 그러면 대개 웃으시면서 답하세요.
날씨 얘기가 어색하시면 안 하셔도 돼요. 저희는 그 한마디로 시작하는 걸 좋아할 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