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시작하신 것도 사흘 만에 시들해졌다는 분이 계셨습니다.
새것이 재미없다는 것은 좀 이상하죠. 그러면 재미없는 것이 그 일이 아니었을 수 있습니다.
권태와 지루함은 둘 다 마음이 안 움직이는 상태입니다.
둘 다 시간이 안 가고, 둘 다 다른 것을 찾게 만듭니다. 며칠 전에 말씀드린 공허함과 지루함도 이 근처였죠. 그러면 이 둘은 무엇이 갈릴까요?
대상이 오래된 것이냐 지금 이 순간이냐입니다.
지루함은 하고 있는 것이 재미없을 때 옵니다.
회의가 길거나, 기다려야 하거나, 같은 작업이 반복될 때죠. 대상이 분명합니다. 그래서 그 일이 끝나면 사라집니다.
다른 것을 하면 바로 풀립니다. 지루함은 그 일에만 붙어 있으니까요.
권태는 오래 해온 것에 흥이 안 나는 상태입니다.
몇 년 한 일, 오래된 관계, 반복되는 생활이죠. 대상이 하나가 아니라 넓게 깔려 있습니다.
그래서 권태는 새로운 것을 해도 잘 안 풀리더군요. 새것도 며칠이면 같아집니다. 사흘 만에 시들해지셨으면 그 자리겠지요.
이렇게 보시면 됩니다.
아주 간단한 시험인데 며칠만 해보시면 갈립니다.
여기가 오늘의 요점입니다.
권태를 지루함이라고 부르면 새로운 것을 찾게 됩니다. 그런데 며칠이면 같아지죠. 그러면 또 찾고요.
그렇게 몇 번 반복되면 시작한 것만 쌓이고 끝낸 것은 없게 됩니다. 며칠 전에 말씀드린 호기심과 관심에서 짚은 것과 비슷한 자리입니다.
지루함 쪽이면 할 일은 다른 것을 하는 것입니다. 끝나면 풀립니다.
권태 쪽이면 할 일은 새것을 찾는 게 아닙니다. 오래된 것 중 하나를 골라 조금 바꿔보는 것입니다.
같은 일을 순서만 바꾸거나, 같은 사람과 안 하던 것을 해보거나요. 새것을 더하는 것보다 있던 것을 흔드는 쪽이 낫더군요.
잠을 못 주무시거나, 일상이 무너지고 있거나, 몸에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면 그건 제가 다룰 수 있는 범위가 아닙니다. 그럴 때는 저 말고 전문가를 찾으셔야 합니다. 이름을 붙이는 일과 치료하는 일은 다릅니다.
저는 이름까지만 붙입니다.
재미가 없는 것은 같습니다. 새것도 금방 시들해지는지만 보시죠.
구분이 되면 할 일이 갈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