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DT는 포터필터에 담은 커피 가루를 아주 가는 바늘 여러 개로 휘저어서 뭉친 덩어리를 풀고 고르게 펴 주는 방법이에요. 이 방법을 처음 소개한 사람의 이름을 따서 붙은 이름이라고 알려져 있어요. 가루가 고르면 물도 고르게 지나가서 맛이 안정돼요.
카운터에서 추출을 구경하던 손님이 제가 바늘 도구로 가루를 휘젓는 걸 보시고 물으셨어요. "뜨개질하세요?"
가루 속에 뭉친 덩어리를 푸는 거라고 말씀드렸어요. 손님이 웃으시면서 "커피도 빗질을 하네요" 하셨어요. 정말 딱 그런 느낌이에요. 엉킨 머리를 빗듯이 가루를 풀어 주는 거예요.
앞서 채널링 얘기를 드린 적이 있는데, WDT는 그걸 줄이는 방법 중 하나예요. 탬핑을 아무리 잘해도 아래 가루가 뭉쳐 있으면 소용이 없거든요.
첫째, 포터필터에 가루를 담아요.
둘째, 바늘 도구를 가루 바닥까지 넣고 작은 원을 그리며 천천히 휘저어요.
셋째, 가장자리까지 골고루 저은 뒤, 가볍게 톡톡 쳐서 표면을 평평하게 해요.
넷째, 그다음에 탬핑해요.
집에서 에스프레소를 내리시는데 맛이 매번 들쭉날쭉하다면 한번 해 보세요. 전용 도구가 없으면 가는 바늘이나 이쑤시개로도 비슷하게 할 수 있어요. 다만 너무 굵은 걸 쓰면 오히려 가루를 헤집어 놓으니까 가는 걸 쓰세요.
저도 처음엔 이게 정말 차이가 날까 싶었어요. 그런데 해 보니 같은 원두로 뽑아도 맛이 훨씬 고르더라고요. 그 뒤로는 바쁜 시간에도 꼭 해요.
엉킨 건 천천히 풀어야 고르게 흘러가요. 오늘 엉킨 마음도 그랬으면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