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어 들어와 물 한 잔만 부탁하시고 두 모금 만에 나가신 손님이 계셨어요.
주문 없이 물만 부탁하시는 일이 종종 있어요.
여름에 걷다가 더워서, 약을 드셔야 해서, 아이가 목말라해서요. 이유는 다양한데 공통점이 하나 있어요. 다들 아주 미안해하세요.
이 얘기를 하고 싶어서 썼어요.
물 한 잔은 저희한테 아무것도 아니에요. 원가랄 것도 없고요. 오히려 뛰어 들어오셔서 미안해하시는 게 마음에 걸려요.
특히 어르신이나 아이를 데리고 오신 분이 그러시면 더 그래요. 그냥 편하게 말씀하시면 되는데 한참 망설이시다 여쭤보세요.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상황이 좀 있긴 해요.
자리가 꽉 차 있고 줄이 길 때는 저희 손이 안 나요. 그럴 땐 조금 기다리셔야 해요. 안 드린다는 게 아니라 순서가 밀리는 거예요.
그리고 큰 통에 담아달라고 하시면 곤란할 때가 있어요. 그건 저희가 쓸 물이 줄어드는 거라서요. 잔 하나는 아무 문제 없어요.
이 둘이 같이 오는 경우가 흔해요.
급하게 들어오셔서 화장실이랑 물을 같이 여쭤보세요. 저희는 둘 다 알려드려요. 손님이 아니어도 그건 그냥 해드리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저희는 건물 공용 화장실을 써서 번호만 알려드릴 수 있어요.
가게가 동네에 있다는 건 손님만 받는 자리가 아니라 그 앞을 지나는 사람들 자리이기도 하더라고요.
미안해하지 않으셔도 돼요.
물 한 잔 달라고 하시는 게 가게에 폐가 되지 않아요. 오히려 그렇게 들어오셨다가 다음에 손님으로 오시는 분이 많아요. 저희 단골 중에도 그렇게 시작된 분이 계세요.
급하시면 그냥 들어와서 말씀하세요. 그건 아무것도 아니에요.